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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23:35

모란장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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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장날(6)                                                                 청초 이용분(7회)

 

 


우리집에서는 전철 한 정거장 다음인 가까운 거리에 모란장이 선다. 나흩날과 아흐레날이면

장이 선다. 무료함도 달래고 취미생활을 위하여 오늘은 난초와 풍란을 사러 모란장에
가보기로 했다. 장마가 끝난뒤 닥쳐온 무더위 속에 시원한 지하철을 타니 잠간 피서도 된다.


전철역에서 에스칼레터로 올라서면 초입에 있는 화초가게는 항상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 빈다. 불경기라 살기 힘들다고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유러운지 아니면 꽃에서라도 위안을 얻기 위함에선지 오늘도 예외 없이
이곳은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우리는 우선 꽃들을 대강 둘러보고 나중에 사기로 하고 다른 생필품도 살겸
시장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며 다녀 보았다.

여름에 신을 목이 짧고 조금 얇지만 운동할 때 신어도 올이 쉽게 안 터질 나일론
양말을 사려니 그도 계절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기가 쉽지 않다.

어떤 상인은 너무나 반듯하고 가지런하게 물건을 정돈을 해놓고 표정 없이 있으니
만져 보기도 햐며 물건을 사야될 처지에서는 상품을 어지럽혀 주는 격이 되어서
기웃거리기만 했을 뿐 적극적으로 살념이 나지않는다.

저런 아주머니는 집에서 깔끔하니 자기집 살림이나 해야지 장사하기는 글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건을 살려면은 만져도 보고 비교도 해 볼수 있어야지 너무
깔끔하게 하고 있으면 손님이 마음이 불편해서 접근하기 힘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사히 모두 매실이 건강에 아주 좋다고들 하는데 실제 배가 아플 때도 좋다나...
나는 조금만 신경을 써도 배가 아프고 몸이 차도 배가 잘 아프곤 한다. T.V.에서
건강식품 이야기를 들으며 본의 아니게 노상 공부를 해온 터라 마침 매실이 보이기에
매실 액기스를 담궈 보기로 마음먹고 오늘 장에서 어떤 아주머니의 매실을 사기로 했다.

조그만 소쿠리 하나 수북히 삼천원이라나 오천원인데 그리 싸게 준단다.
처음 담궈 보는 일이라 실패할까봐서 이것저것 물으니 중년쯤된 장사 아주머니
`아니 그 나이에 되도록 이것도 안 담궈 봤어요` 한다.

나중에 생각하니 핀잔을 준 셈이다. 매일 장사하는 사람이 참으로 이해심도 없고
불친절하다. 살기가 힘이 드니 마음들이 삭막해 졌나 보다.

매실주 안 담궈 먹고도 이렇게 잘 살아 왔는데 뭐가 문제람 !
그냥 좀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면 될 일이지...
한참 지난 뒤에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다.

다시 화초 가게 근처에 돌아 와 보니 어떤 조금은 뚱뚱한 한 아주머니가
화분을 얼기설기 쌓아 놓은 가게에서 앗차 하는사이 화분이 쌓인 쪽으로
넘어져서 쌓여 있던 크고 작은 화분들이 와르르 무너져서 모두 깨졌단다.

그 아주머니는 넋을 잃고 가게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거나 장에서 낯 술을 마셨거나겠지....
그런중에 지나가던 사람들과 주변 상인들이 놀라서 일제히 쳐다보는 통에
어찌할 바를 몰랐기도 했으리라.

족히 몇십만원 어치는 깨졌겠는데 호주머니에 그런 돈이나 있는 사람일까 ?
장사도 한꺼번에 몇 십만원 어치의 화분이 깨졌으니 어찌 해결이 날까 ?
우리가 올때까지 그 화분가게 주인은 아무 소리도 안하고 주섬 주섬 깨진
화분들을 치우고만 있었는데....

예쁘게 꽃을 맺은 풍란과 향이 풍기는 난초를 고루 사가지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도 당사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보다는 났겠지 !

요새는 하도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 언제나 조심을 해야 한다.
더 큰데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 생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도 눈이 시원찮아 돌부리에 걸려서 잘 넘어지는 터인지라 남의 일 같지 않다.

`독 장사 옆에는 절대 가지 말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으며
마음 속에는 그 아주머니와 상인은 어떤 해결을 봤을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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