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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1 22:02

찔레꽃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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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F4267.JPG

 

찔레꽃의  슬픔                              청초   이용분


오늘은 하루 온 종일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다.

추운 한 겨울이 지나서도
두껍고 무거운 검푸른 색 옷을 입은 채
묵묵히 현관문 앞을 지키던 수문장
주목이
춘심을 못 이겨

잎 끝에
작은 콩알만 한
아기 씨를 매 달았다.

봄의 전령인
진달래 꽃 아가씨가
매섭던 지난 해 겨울을
잘도 이겨내고

몰래 몰래
숨어서 키워온
연 분홍색
조그만 아기 꽃망울들을

여기 좀 보라는 듯
갑자기
터 뜨렸다.

지난 해
한 여름날에 피어났던
새 하얀 찔레 꽃.

온갖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던
은은한 향기와
고운 그 자태를
모르는 이 없으련만

꽃이 지면
나 몰라라
그만 잊혀 지는 게
세상 사.

찔레 꽃 빨간 열매를
집 새들이나 개똥지빠귀들이 찾아 와서
제발 쪼아 먹어 주기를 ...

애 타는 색  빨간색으로
잘 영글어
목 길게 늘여서 기다리는
찔레 꽃 열매의
안타까움이

이 봄비 속에
애처로이 남아 있을 줄은
그 아무도 모르리라.

모진 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겨우내 얼어서 굳은 땅
힘차게 밀어 올리고
고개를 빼꼼이 내 밀어

제일 먼저
봄 뜨락을 점령하는
이별 초의 도톰한 새순과
샛 노란색 꽃 애기똥 풀도 늦을세라
제가끔 돋아나

봄은 이미 이렇게
돌아 와 있었노라
뽐내고 있다.

키도 덩치도 제일 크지만,
늦 되어서
초조해진 감나무가
나라고 뒤질소냐
급한 김에
봄 빗방울을 가지 끝에 매어 달고

높다란 봄 하늘 속에
제 홀로
영롱한 구슬인양
제멋 대로 뽐 내고 있다.

reDSCF338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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