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T 대장정 이야기 (11) 김인식(20회) 20회 홈피에서 펌

by 사무처 posted Jul 24, 202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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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MT 운행 이틀 째, 날씨는 흐리고 가끔 비가 뿌렸다. 해가 떨어지자마자 산 속은 기온이 뚝 떨어져 추웠다.

 

첫 날이 지나고 이틀째가 되니까 조금씩 익숙해져가며 자리를 잡아갔다. 다섯 명이 일렬종대 행군대형을 이뤄서 나갔다. 선두에는 총대장 인환이가 앞장서고 그 다음에 수인, 인식, 리라 순서로 종대를 이뤘고 양균석 대장이 후미를 담당했다. 균석이가 후미를 든든하게 맡아주는 덕분에 인환이가 거침없이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다섯 명이 일렬종대로 걷는 이 대형은 행군을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걷는 중에 갑자기 곰과 맞닥트릴 경우 여자들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고 남자들은 한걸음 앞으로 나서서 곰을 물리쳐야 하는 전투대형이기도 했다. 곰이 알아서 스스로 피해 물러서거나 아니면 싸워서 곰을 퇴치해야만 했다.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곰과의 대치는 JMT종주 내내 계속됐다.

 

 

2.

해가 떠오르면서 공기가 따뜻해지자 모기들이 떼를 져서 출근했다. 출근하자마자 순식간에 얼굴과 목, 팔등에 달라붙어 흡혈하면서 시식을 해대는 바람에 기겁해서 모기망(Mosquito Head Net)을 꺼내 뒤집어썼다. JMT운행 중에 모기망을 두세 번 더 사용했지만, 이 날이 제일 극성이었다. 뉴욕주 Rochester에서 온 우리 나이 또레의 미국인을 만나서 수인사를 했는데, 그 사람 말에 의하면 모기들이 4시경에 일제히 퇴근한다고 한다. 섭씨 14도 되면 활동을 멈춘다고 했다. 어느 자료를 보니까 곰에 의한 희생에 비해 모기로 인한 희생이 수만 배 높다고 한다. 그런 것을 보면 곰만 무서운 게 아니다. 모기도 무섭고 방울뱀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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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847 미터의 Sunrise 봉우리를 오르는 길 View Point에서 고소증이 왔는지 갑자기 메슥메슥하고 어지러워졌다. 고소에 채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를 했나보다. 걱정이 태산 같았다. 아직 3,000 미터 높이도 아닌데 이러면 앞으로 4,000 미터 이상의 고산준령들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 걱정이 됐다. 다행히 고소증 약을 먹고 잠시 누워있으니까 혈색이 다시 돌아오기는 했다. 고소증이 나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인지?

 

* 운행거리 : 10.9km 고도 : 2,200-2,847m 야영지 : Sunrise Camp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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