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을과 맨드라미꽃

by 이용분 posted Oct 08, 202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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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과 맨드라미 꽃                                      청초 이용분      (7회)

    귀뚜라미 처량하게 우는
    초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드높은 하늘과 함께 아파트 뜨락에도
    가을은 왔습니다.

    누구인가가 심어 놓은
    맨드라미꽃
    정말 못난 맨드라미꽃이
    제철 따라
    예쁘게도 피어 났습니다.

    예전에는 못난 꽃이라 생각되어
    잘 쳐다 보지도 않던
    이 꽃이
    이제 그리움이 되어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예전에 우리 집 마당에
    몇마리의 닭을
    놓아 먹이던
    아득한 어린시절
    지렁이 한 마리 잡아 놓고

    꼬꼬꼬 하면서
    암탉이나
    병아리를 불러 모으려
    우스꽝스런 너스레를 떨던
    마치 수탉의 벼슬처럼 생긴 꽃

    근엄한 교장선생 같았던
    꼬리가 긴 장탉의
    빨간 베레모 처럼 생긴 꽃
    갑자기 지난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걸
    어쩔 수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