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27회) 멸치가 좋다

by 김진혁 posted Dec 01, 2020 Replies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멸치가 좋다

 

                     김진혁(27회)

 

 

그대를 사랑합니다.

멸치 한 줌을 입에 털면서

약해진 뼈야 강해져라 속삭입니다.


아낌없는 당신이 좋습니다.

온 몸을 바쳐 세상을 구원하는 등신불처럼

금빛 찬란하고 해맑은 향내를 선사했습니다.

 

소명 이룬 당신이 최고입니다.

어디서 태어나 어떤 그물망에 생을 마감해도

불평이나 흐트름 없이 잔잔하게 삶을 마쳤습니다.

 

그대는 훌륭한 생선입니다

작아도 있을 것 다 갖춘 당당한 뼈대의 가문

끝까지 입을 꾹 다문 따뜻한 가슴을 지녔습니다.

 

당신을 향한 사랑은 계속됩니다.

베풀고 상처받지 않는 용기과 공감의 합창

보상 없이 행복을 남긴 수행자, 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진혁(27회)

 

시인, 브런치 작가, 2013년 신한국문학에서‘울음이 머물고 간 강’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학신문 주최한‘올해 수필가 상’을 받았다. 나이 들수록 낡음이 아닌 명품이 되기를 바라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투박한 글이지만 계속 울림으로 남아 치유와 공감의 하모니가 되길 바란다.

지은 책으로는‘열정을 깨우는 마법의 편지’ ‘품격 인생 기술’ ‘세상을 바꾸는 말의 힘’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