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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문산악회 탐방] 서울사대부고 총동문 산악회(선농산악)

 

“남녀공학 동문 모임이라 훨씬 더 재미있고 화기애애”
신현태 총동창회장 제의로 1989년 1월 첫 산행…선농축제도 주최




서울사대부고는 한국 최초의 남녀공학 국립고교다. 남녀공학인 고교는 남고나 여고 같은 단일고교에서는 겪을 수 없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런 지레짐작과 기대로 총동문 산악회 전·현 임원들을 만났다.

역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기별 모임도 활발했고, 총동문회 차원에서 1년에 최소 12번 산행을 빠지지 않고 실시했다.

임원 산행까지 포함하면 연 20회 가까이 됐다. 이들 총동문산악회가 어떻게 출범했으며, 어떤 사람들이 있으며, 산행은 어떻게 하며, 무슨 재미있는 일들이 생기는지 그들의 역사를 따라 가보자.






▲ 2005년 8월 정기산행에서 경기도 양평 백운봉 전망대에서 남녀 동문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는 1989년 창립됐다. 올해가 창립 20주년이다. 총동문 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든 게 아니라 총동창회에서 먼저 제의해 만들어졌다. 총동창회와 공동운명체인 셈이다. 동창회장에 취임한 신현태(5회) 회장이 1988년 “선후배간의 친목과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서 등산 동호인 모임을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밝혀 같이 자리를 했던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내친 김에 산행 일정을 그 자리에서 잡았다. 1989년 1월 셋째 일요일, 장소는 관악산. 서울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의 첫걸음이었고 첫 산행지였다.

첫출발은 조촐했다. 임공빈 회장을 비롯해 선후배 동문 10여 명이 참석한, 이름 없고 회장 없고 조직도 없는 산악회의 출범이었다. 바로 다음 달 두 번째 산행에서 신현태 회장이 “모임을 주관하려면 회장이 필요치 않겠느냐”고 해서 임공빈 동문이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총동문산악회의 출범은 기수별 산악회의 창립으로 이어졌고, 회원들의 참석률은 눈에 띄게 늘어갔다. 물론 그 이전부터 동기 산악회가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던 기수도 많았지만 총동문산악회의 출범은 이들 기별 산악회의 모임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서울사대부고엔 산악계 관련 인물들이 특히 많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산악계 최초로 독도에 ‘대한민국’ 표지석 건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산악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김종오(5회) 동문, 서울대 공대 산악부원으로 해방 이후 국내 암벽등반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조장희(7회) 동문이 대표적이다.

가천의대에 재직 중인 조장희 박사는 뇌촬영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조장희 박사는 “과학자가 안 됐으면 세계적인 산악인이 됐을 것”이라며 암벽 등반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위)1989년 1월 창립기념 산행으로 관악산에 갔을 때. (아래)2009년 3월 임원 워크숍에 앞서 도봉산 다락능선으로 산행을 하면서.


국내 산을 3000개 가까이 오르고 2007년 실버 에베레스트 원정대 훈련에 참가한 최중서(10회) 동문, 히말라야 14개 봉 베이스캠프 모두를 트레킹으로 다녀오는 등 활발한 산악활동을 하고 있는 유성삼(11회) 동문, 한양대 산악부 출신으로 알파인코러스를 조직해 산노래 작사·작곡 및 보급에 힘쓰고 있는 정규현(13회) 동문, 여자로서 한국산악회 이사를 역임하며 실버 에베레스트 지원단을 했던 엄숙자(14회) 동문, 1972년 프랑스 등산스키학교 졸업 후 네팔과 인도 고봉을 두루 섭렵한 김인섭(15회) 동문, 한국산악회 부회장으로 있으며 실버 에베레스트 원정대 지원단과 대학생 남극탐사대 리더 역할을 한 김윤종(16회) 동문, 77에베레스트 등반대원이었으며 히말라야 K2봉을 한국인으로 첫 등정했고 대산련 전무를 지낸 김병준(19회) 동문, 대학산악연맹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인(20회) 동문, 시인이자 한국산악회 편집문헌위원장인 지동회(33회) 동문 등 산악계에서는 다 내로라하는 동문들이다.

현재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성기학(17회) 회장은 등산장비업체인 노스페이스·영원무역·골드윈코리아 회장을 맡고 있으며 동창회 모든 행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 8월 총동문산악회 해외 산행으로 인도네시아 린자니 산행을 갈 때도 장비 일체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졸업 30년이 지나도 여자 동문은 ‘여학생’

이 정도면 사람 만나기 위해서라도 산악회에 참석하는 동문이 많을 듯했다. 정기산행에 일흔을 훨씬 넘긴 동문들은 가끔 나오지만 10회 이후의 동문들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총동문산악회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총동창회 주최로 매년 5월에 열리는 선농축제 때 오전에 등산을 마친 뒤 축제와 관련된 기별 행사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총동창회와 총동문산악회가 운명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 200회 기념산행으로 금강산에 갔을 때.


기별 행사는 주로 스포츠댄스를 한다. 나이 지긋한 남녀 동문이 모여 등산 후 댄스로 몸을 푸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모두들 하루 종일 웃으며 스트레스를 확 날리는 날이다.

제1회 선농축전은 총동문산악회 창립 이후인 1991년 열렸다. 학교 축제에 앞서 산악회 주최 등산대회가 열리니 산악회 회원은 매년 늘 수밖에 없었다. 연간 신규 회원이 50~100명 정도 됐다. 2000년대 들어선 월 산행 참석인원이 100명을 훨씬 넘어섰다. 선농은 원래 서울사대부고가 있던 을지로 용두동 뒷산 청량대 위 선농단에서 유래했다. 선농단은 농업 신(神)인 신농씨에게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다. 서울사대부고는 이를 받아들여 학교의 심벌로 사용하고 있다.

제6대 땐 첫 여성 회장이 나왔다. 엄숙자(14회) 회장이다. 남녀공학에 여성 회장이라 하면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남자들은 뭐 하나’라는 생각을 가질 법도 하다.


그러나 지난 6월 2일 한자리에 모였던 사대부고 총동문산악회 전·현 임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을 했다. 현 박충남(20회) 회장은 “남자학교에서는 모이면 싸움만 하지만 남녀공학에서는 너무 부드럽다”며 “학교 다닐 때 서로 순정만 가지고 있다가 지금 다시 만나면 ‘내가 너를 그 당시 짝사랑했다’고 웃으며 털어놓기도 한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김윤종 전 회장도 “오히려 친목 다지기는 더 좋다”며 “음주만 조심하고 내부 통제만 하면 전혀 걱정할 건 없고 재미있다”고 했다.






▲ (위)2006년 개교 60주년 기념으로 불수도북 종주를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래)2006년 3월 불수도북 종주산행 사전 답사하면서.


엄 회장 다음으로 여성 회장을 지낸 임재봉(19회) 회장도 “멋있는 남자 동창을 만나면 옛날 얘기가 자연스레 나오고, 공유할 얘깃거리도 많다”며 “서로가 품위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에 신선해지는 기분도 들고, 남자든 여자든 중성화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했다.

남녀공학이었기에 남자가 여자한테 전화 거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임 회장이 동기 남자한테서 온 전화를 받고 남편한테 “동기 만나러 간다”고 하자 남편은 “동생들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 잘 놀다 오라”고 하더란다. 몇 살 많은 남편이 동기들을 동생 취급한다는 뜻이다. 김윤종 전 회장은 “여성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건 순전히 집안일을 깔끔하게 잘 처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50대도 아직 ‘졸개 노릇’해야 한다며 투덜





▲ 10회 최중서 동문이 2006년 2월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정상에서.


재미있는 일은 종종 생긴다. 산행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먼저 간 여자 동문을 확인하기 위해 마주친 사람에게 “조금 전 여학생 둘이 지나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학생은 못 봤고 아줌마 두 사람이 지나갔다”고 말해 모두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산행할 땐 남녀공학의 장점이 백분 발휘된다. 남자들은 장비 문제를 비롯해 전체 큰 그림은 그리지만 세밀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자들은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로 총동문산악회는 항상 웃음이 그칠 날이 없다.

첫 여성 회장인 엄숙자 회장도 세심한 부분을 챙겼다. 근교·원거리·해외 산행을 하면서 아직 사고 한 번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04년부터 정기산행 참가자들은 산행보험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엄 회장은 또 조직 활성화를 위해 임원 워크숍을 처음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3월 29일 임원 워크숍에 동행했다. 도봉산을 2시간 남짓 산행한 뒤 의정부 다락원에서 점심 식사와 함께 워크숍을 시작했다. 11기부터 36기까지 40여 명의 동문이 참석했다. 임원 워크숍에 40여 명이 참석할 정도면 평소 정기산행엔 수백 명이 참가할 것 같았다.

77에베레스트 등반대원인 김병준 전 대산련 전무가 등산에 대해서 1시간 가량 강연했다. 김 전무는 임원 워크숍에서 매번 강연하는 주요 강사다. 그의 산경험이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 (위)2006년 2월 도봉산 만봉골에서 시산제를 지내며. (아래)2002년 3월 정기산행 갔을 때 충북 괴산 악휘봉 입석바위에서.


뒤이어 동문인 정규현 알파인 코러스 단장 주재로 산노래를 불렀다. 동문산악회 워크숍 치고 상당히 격조 높게 진행됐다. 김윤종 한국산악회 부회장의 ‘등산의 역사’ 강연이 약 1시간 이어졌다. 곧이어 활발한 분임조 토론이 뒤따랐다. 웬만한 학회 워크숍 같이 보였다. 이런 워크숍을 매 분기별 한 번씩 열고 있으니 동문산악회가 활발할 수밖에 없을 듯했다.

지난 2006년 김윤종 산악회장이 재임할 때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그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불수도북 종주 행사를 열었다. 거리만 30㎞에 달했다. 이 행사에 무려 315명의 동문이 참가, 105명이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구간별 참석자까지 합치면 500명, 지원자까지 포함된 총 참가자는 1000명이 훨씬 넘었다. 올 6월에 울릉도 성인봉 산행과 독도 탐방에도 무려 182명이 참석했다. 극성스러울 정도로 활발하다고 할 것이다.
워크숍에서 드러난 이들의 과제는 후배 기수 발굴과 해외 원정 등이다. 후배 기수 발굴은 참석자 기수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50대에 접어든 동문도 “아직 후배가 없어 ‘쫄따구’노릇 한다”고 웃으며 투덜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극성스러운 산악회도 후배들 참석이 부진한 걸 보면 여가선용 방식의 세대 차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머지않아 30대 후배들도 활발한 참석을 할 것 같다. 다른 학교에 없는 남녀공학의 장점을 백분 살리는 여성 동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적극 나서면 쉽게 해결될 날도 머지않았다.


/ 글 박정원 차장 jungwon@chosun.com
  사진 선농산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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