附八回 윤춘영시집 (그녀의 숲)
들으소서
주님!
기억의 갈피마다
봄여름 나태에 젖어 찾아다니던 물소리
그 소리, 술렁이나이다
비탈길 오를 때
주의 지팡이는 내려놓고
세상 막대기에 의지하다
걸리고 넘어진 부끄러움이
티눈처럼 박혀 아프나이다
또한 교만의 씨줄과 이기(利己)의 날줄로 짠 옷을 입고
으쓱거렸나이다
주님!
지난날 기숙했던 속된 꿈들
이제야 주님의 빛으로 말리고 있사오니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나의 빈 잔에
성령과 사랑을 채워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