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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피천득 님의 인연이란 수필집에서 동서양의 문학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골라 여러 설명을 부쳐주신 그책을 읽고
이 분 돌아가시면 누가 또 이런 책 써줄까 했는데.
마침 영희 언니 책이 나와서 얼른 읽었다,

언니 글은 언제나 깊은 내용을 쉽고 맑게, 가벼운 듯 쓰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자유자재로 훌륭한 영미 문학 작품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소양이 있는 분이 과연 그리 많을지.

정말 귀한 책 같다, 나에게는,

인생의 해답을 오로지 문학에서만 찾으려던 20대에
나는 대체로 이 좋은 책들을 정확히 읽지도 못했던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도스토예프스키에만 빠져
균형있게 정확히 읽지도 못했으면서 그냥
늘 부족했던것 같다.

약 60권의 소설, 시, 동화. 등을 소개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여러 묘비명이다,
그중 장왕록 교수( 장 영희 교수의 아버님)새긴 묘비명이다.
회갑 기념 논문집 서문에 쓰신것을 인용했다고 한다.

-- 사람을 좋아하고 책을 즐기며 외길 걸어온 한 인생,
發憤忘食樂以忘憂 ( 열심히 분발하니 먹는 것도 잊고 근심을 잊으니 즐겁도다, )
Fugit Inreparable Tempus (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어느덧 물내린 가지 위에도
화사한 꽃 열매 영글다.

--어느 장애인을 위한 콘서트에서 사회자 유인촌 씨가 한 멘트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쳐부수지 못할 적과 싸우고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이것이 장애 어린아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이 귀절은 돈키호테에 나오는 귀절이라 했다.

용감한 사람도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 가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순수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

돈키호테는 이렇게 말하고 그 길은 간다, 세상은 그를 광인라 부르지만,

우리는 늘 꿈에 좌절하고 잡을 수 없는 건 포기 하는데
인류의 책이라는 별 명이 붙은 이 방대한 책은 무얼 말하는가.


또 노벨 상을 탄 펄벅 여사의 정신 장애 딸의 일을 글로쓴
자라지 않는 아이에서
아이와 함께 마음 속으로 피를 흘리며 쓴 글도 나온다.

" 우리 모녀는 평생동안 우리의 운명에 대항하여 싸울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러한 괴로움을 겪지 않도록 평생 힘쓸수 있다면
우리 모녀의 생애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대한 작품을 매 회 원고지 몇장에 요약했는데
다시 내가 조금씩 요약하니
점점 더 제대로 그 훌륭한 뜻들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많이 즐거웠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나의 결론은 문학이 인생의 해답을 아직도 다 주지는 않는 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당의정 처럼 인간 사의 모든 아픔과 슬픔과 기쁨과 고통과
화해와 깨달음을
누군가 평생 걸려 구성하고 전개한다는 사실,
왜그러겠는가.

까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남자는 지중해의 햇빛이 너무 따가와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을 언도 받는다.
최후의 날이 다가와도 깨달음이 없다가
죽기 전날 독방의 창밖에 보이는 밤하늘을 보며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스런 무관심
( 세계가 나와 같고 형제 같음 )에 눈이 떠졌다.

삶의 부조리, 불가해함 속에서 부조리의 인식이야말로 인간이 인간 다워질수 있는
기본 조건?

후세 사람들에게 이렇게 단 하루만의 인식은 너무 늦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여간 셀리는
--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내는 것. 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고 승리라고 했다는데.

헬렌 켈러가 3일만 눈을 들수 있다면 보고 싶은 것,

---친절하고 다정하게 해준 사람들의 얼굴,
노을 지는 것과 밤이 아침이 되는 그 순간,
손으로 만져서 느끼던 도톰한 잎사귀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시간도 아직 많고 벽장속의 안네보다도
자유롭고,
헬렌 켈러보다도 수 많은 걸 볼수 있는데.

헤밍웨이나 버지니아 울프는 자살을 했다.

주어진 것들, 가진 것들,펼쳐진 것들을 보지 못해서 그런것이겠지.

월든 호숫가에서 살면서 월든을 쓴 소로우는
가장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려고 가장 적은 양의 식사를 하고
노동을 하며
삶이 가르쳐주는 정수만을 대면하고
햇빛과 호수와 나뭇잎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며 살앗다.
그리고 자신은 인생의 진리의 골수를 빼내는 법을 터득하고
영혼적으로 새로 태어났다고 한다,

소로우가 죽은 뒤 그의 사상이 간디에게 무저항 주의를
킹 목사에게 흑인 인권운동을 일으키게 한것을 소로우는 지하에서 알게 되었을 까.

정통 종합 영어에 예문으로 나오던 인디언 추장의 연설문도 이와 비슷하다.
인디언 지역을 팔라는 미국 정부의 편지를 받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 우리들의 조상으로부터 물려 내려오던 이 땅을 팔으라는 워싱턴 정부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마 우리들은 반항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들이 우리를 총으로 쏠 테니까요,
그렇지만 참 이상합니다.
어떻게 이 하늘을 호수를 강을, 햇빛을,
커다란 말과 독수리가 날아다니는 들판을
향기로운 꽃들을 팔수 있다고 생각 할수 있는지.
이들은 모두 우리의 형제입니다.
이 땅을 사더라도 이것만은 기억해주십시요,
땅이라는 것은 거룩하다는 것을,
목장의 꽃향기가 나르는 이 바람도.
그리고 땅에서부터 모든 좋은 것들이 나온다는 사실도
후손들에게 전해주십시요,


우리는 대체로 우리의 하루 하루를 너무나 안이하게 불평하며
억지로 죽지못해서 사는 것 같다,

플리쳐상을 수상한 손톤 와일더의 우리 마을은 미국 뉴 햄프셔 주의
어느 마을의 아주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아침에 일어나는 가족들, 등교하고 출근하고.. 바쁜 시간이 지나면
주부들은 교회로 가서 찬양 연습을 하고 쇼핑 센타를 다녀오고
저녁에 가족이 모여들면 식사를 하고 Tv를 보고 잠자리에 든다.
3막에서 아기를 낳다 죽은 에밀리가 12년 전의 자신의 가정에
나타나 이 분주하고 무심하게 안일하게 지나쳐버리는
가족들에게 제발 자신이 다시 왔음을 알아달라고 외친다.
잠시만 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마주보아달라고,,,
그러나 아무도 듣지 못하고 그냥 그날이 간다,
에밀리는 실망하여 무덤으로 돌아간다.
삶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을 도저히 어쩌지 못하고,,,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서 나플레옹에 대항하는 인물로
피에르의 영혼의 스승 카라타에프를 내세운다.
그가 알아낸 하나님. 신에 의지하지 않고는 인간의 머리카락 한올조차
떨어질수 없는 위대한 신을 말해준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이쁘고 생기 발랄한 나타샤가
세상 물정 모르기 때문에 오빠 친구의 유혹에 이끌려 가출하려고 할 때
오빠가 알아채고 말려주고는
그 완벽하게 순수하고 너그럽고 품위있는 남편과 맺어주는 소설이
참 얄미웠다고나 할까 젊었을 때는
테스도 소냐도 어쩔수 없는 운명에 그리 살지 못했는데..
이제는 아주 많이 너그러워진것 같다,
돈키호테가 꿈 꾼 세상을 나타샤가 살아본다는 것,
우리 인류가 이만한 이상을 가져봐야하기 때문에...
나타샤 는 영화에서 조차 너무 이쁘고 그 춤도 아름답고,,,,

스칼렛은 레트 버틀러를 알아보지 못하지 않는가.
그것이 더 사실적인것 같다 이 현실에서
부인들은 남편의 장점을 아주 먼 훗날, 그제서야 알아보는 법이니까,,,


아주 거대하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산에 들어섰을 때
워즈워드의 시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는
얼마나 잘 표현한 귀절인가를 실감한 적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 꿈꾸던 인생에 이제는
초원의 빛도 꽃의 영광도 다 잃고 지금 살아가는가.
아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워즈워드도 이렇게 마무리 한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오지 않은 들 어떠리
우리는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남아 있는 것에서 힘을 찾으리...

사랑과 진실은 부메랑 같아서 언젠간 내게로 돌아 온다는 것,
아인슈타인이 이제껏 자신의 길을 밝혀주고 삶을 기쁘게 대면하게 용기를 준
세가지 이상은 친절과 아름다움과 진리라고 한것,
인간이 이제껏 성취하고 창조한 모든 것의 뿌리는 시와 사랑의 강이라고
말했다는 것,

신문의 표지에는온통 세상이 불안하고 앞날이 어두운 것처럼 말하지만
우리에게 이런 문화 유산을 남겨 준 위대한 작가들을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리고 영희 언니는 이 지구상에서 자신이
손톱 만큼의 도움을 주고 가고 싶다지만
이러한 보물들을 우리에게 소개해줄 수 있는 분이 우리 곁엔
결코 흔하지 않은데..

마지막으로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엄숙하여
지금 이시간에도 수많은 재난과 사고로 앞이 캄캄한 현실은 전개되고 있다.
그래도 인생은 절망하면 안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스타인 백은 분노의 포도에서
미국 대 공황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먹을 것을 찾아 켈리포니아로 이주하는 한 가족을 통해
그 가족에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배고픔과 고통과 질병,
난민촌의 폭동 후 아들은 도주하고
남은 가족들이 겪는 극심한 고통을 통해,

그 속에서도
하루만 하루만 더 희망을 버리지 말고 버텨보자고 말한다.

유랑 목사 케이시가 늘 말한대로
성령은 결국 인간 영혼이고
우리 모두가 그 위대한 성령의 일부이기때문에
진정한 인간애야말로 진실한 종교라는 말을 믿으면서,

이래도 지구가 아름답지 않은가.
내가 유아틱하게 환상만 좇는 것인가.

근심에 가득차 가던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젖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이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이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 볼 틈이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이 없다면
눈가에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이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차
가던 길 멈춰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이 없다면
(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가던길 멈춰서서, )
  • 윤준근 2005.05.02 00:00
    저도 사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이제라도 잘 읽어 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윤준근 2005.05.02 00:00
    타국에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윤준근 2005.05.02 00:00
    좋은 책을 읽으셨군요. 영양가가 풍부한 책이지요. 이번 동창회보 신간란에 소개됩니다. 장 교수님은 확실히 특별한 보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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