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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넘어 어디엔가
      행복의 파랑새가 산다기에...



      모처럼 날씨도 화창하고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서 속삭이며
      내 마음을 손짓을 하는 것 같기에...
      가까운 들녘 논두렁 밭두렁 사이로 봄나물 달래 냉이도 캐고 쑥도 뜯어야지...

      쑥을 뜯으려면 날이 무딘 작은 칼도 챙겨야 되고 중간 크기의 비닐 봉투도
      접어서 짊어지는 작은 가방에 넣고 디카 카메라도 챙겨 넣고

      들꽃이라도 피었으면 사진도 찍어야지 ...
      혹여 개구리를 보면 그도 찍고...
      마음은 한껏 부풀어 요새 드물게 즐거운 마음이 되었다.

      복잡한 人家가 있는 곳은 되도록 피해서 탄천변을 따라서 하류로 가서
      그곳에서 뚝을 타고 올라서 바로 논과 밭으로 가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몇년전 어느해 봄엔가 들꽃 수집次 갔었던 그 이미지는 오간데 없다.

      이일대가 요즘 메스컴에 한창 아파트 부지로 시끄롭게 오르내리게 되어서
      그런지 땅 임자가 방치해 둔채 비닐類, 버린 생활 쓰레기 더미에,

      밭에는 작년에 심었던 마른 고추대가 뽑지도 않은채 방치되어 있어서
      마치 죽은 나무의 묘목단지 처럼 빽빽하게 선채 남아 있고...

      그 때는 조금 늦은 봄날이었는지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속에
      보라색 오랑케 꽃 노란 민들레꽃이 여기저기 한창 피어 있던 아련한
      추억 속에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바라던 그 들녘이 아니다.

      하는수 없이 발길을 돌려서 원래 내가 가려고 마음 먹었던 다른 곳으로 다시
      가보기로 정하고 푹신한 논두렁 밭두렁을 걸으려던 상황이 변해서

      딱딱한 세멘트 보드 불록 길을 따라 신호등을 건너서 열심히 찾아 갔건만
      그곳 역시 논이나 밭이 있을줄 알았던 자리에는 온통 비닐하우스가 차지하여
      맨 땅은 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몇년 사이 개발을 겨냥한 땅주인들이 더 많은 땅값을 챙기려고 무엇을 심어
      놨는지 어떤지 알수없는 비닐하우스들만 줄비하고 ...

      얼마후에 보면 그자리에 상가 건물이 들어서고 그 주변은 온통 집으로 채워진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식으로 우리들의 아름다운 들녘과 山河가 서서히 잠식
      당해오고...

      커가는 우리들의 아이들은 더 이상 가깝게 자연을 접할 기회를 잃어 가고 있다.

      개구리가 알을 낳고 올챙이들이 깨어나서 야트막 하고 따뜻한 논두렁 물 속에서
      노닐며 자라나는 모습을 보려던 기대는 완전히 봄날의 한낱 헛된 꿈이 되어 버렸다.

      봄이 되면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 오르고 각가지 연초록 들꽃 풀들이 피는
      들녘으로 마음속에 넓게 자리잡고 있던 그 곳은 투기 바람에 서서히 사라졌다.

      이제 봄이 오는 들녘도 차를 타고 좀 더 멀리 나가야 만나 볼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찌 보면 인간들이 자연을 훼손하는 제일 큰 주범인 것 같다.

      산넘어 어딘가 행복의 파랑새가 산다기에
      행복을 찾아서 떠났던 발길이 허전 하기만 한데...

      돌아오는 길 얕은 탄천 개울가에서 물속에 잠긴 한쪽 발로는 잘도 버티고 서서
      또 다른 발로 잽싸게 물속을 휘저어 먹이를 쫓는 하얀 해오라기의 우스꽝스런
      발짓을 보노라니 허망하던 마음이 스르르 삭혀진다.

      자연은 그 자체가 우리의 삭막한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묘약을 지닌것 같기에
      이제 그들을 가깝게 볼수 있는것만으로도 큰 행운인것을 깨닫게 한다.


      05년 3월 26일 이 용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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