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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 밤, 이틀 낮 ... [우리들 세상]에서 ◈



오대산 월정사 앞을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 2005/08/13



      아직도 해는 중천에 머물러 있고, 한낮의 더운 열기는 서쪽으로 향한 넓은 창안으로
      밀치고 들어오는 기운이 역력한데...

      갑작스레 한바탕 웃음으로 온 방안이 들썩들썩~...

      적지않은 회원 아홉명이 첫새벽부터 시간다툼을 하며 먼~길을 달려와서는
      마냥 늘어진 모습으로 방구석 이쪽 저쪽을 한자리씩 차지하고 뒹굴뒹굴 하면서
      제각기 얘기보따리를 풀어헤치다가
      "도대체 우리가 왜 그렇게(?) 서둘러온거냐..?"며
      하나같이들 똑같은 물음표를 던지곤 그만...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내며
      천정을 날려 보낼 것 같은 웃음소리와 함께 방바닥을 내려치기도 하고
      배꼽을 쥐고 구르기도 하고...

      누구는 이른약속시간에 맞추느라 세수도 못하고 왔다나...(도대체 어느 여인이냐..?)
      또 누구는 급한 마음에 약속장소를 지나쳐 가서는 되돌아 오기도 하고...
      또 누구는 제2 만남의 장소로 향하던 중 비슷한 지명으로 착각을 일으키곤
      당치도 않은 곳으로 열심히 가속페달을 밟아 빙~돌아오는...
      결국 이른아침, 멀리까지(1차약속장소) 서둘러 가서 그 승용차에 동승했던 한 친구는
      자기집 앞을 다시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1박2일...그렇게 하룻 밤, 이틀 낮...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우리 것으로 하려던
      애시당초의 꿈은 마음만 잔뜩 부풀어 올랐을 뿐 따라주지 않는 몸을 원망하기에는
      그동안의 연습(?)이 전혀 없었다는거...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에 우리는 모~두 낯설음...그 자체였다.

      우리들은 그랬다.
      여행이라는 의미를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그 일상을
      하룻 밤, 이틀 낮 동안만이라도 벗어나고픈 맘으로...
      지난 달 모임에서 1박2일의 여행안이 제시되는 순간 그리 긴~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전회원이 흔쾌히 수락하여 동해안으로의 여름여행이 이루어졌다.
      회원은 모두 열명. 안타깝게도 한 회원이 직장의 업무관계로 불참.
      회원 중 두 사람만이 직장생활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부의 이름으로
      여지껏 가정의 울타리를 쉬~이 뛰어 넘을 생각을 하지않고 있던 친구들이다.

      조용~히 가정생활에 안주하여 나름대로 남편 뒷시중에,
      아이들도 제법 버젓하게 잘~ 키워 놓은 친구들이기에 이제는 가슴을 열어
      기를 쭈~욱 펴곤 깊은 숨호흡을 들이키며 심적 여유를 갖는지도 모르겠다.
      20년..아니, 그 이상을 온가족의 뒷시중을 들며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애정을 쌓은 세월이 녹녹치 않은 세월이건만..
      그래도 간간히 튀어나오곤 하는 "웬수, 에이유~ 평생웬수"를 들먹이다가도
      이야기 끝말에는 역시 "천생배필"이 따로 없다는 자위의 말한마디로
      남편을 치켜세우기도 하고..

      .
      .

      이제 우리 나이 쉰세대 !!
      미모의 평준화,
      학력의 평준화,
      富의 평준화...
      또....

      아무 거리낌 없이 친구들과의 마음과 정을 나눌 수 있음에
      학창시절, 늘 앞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꼬맹이도...
      쑤~욱 머리 하나가 더 컸던 뒷자리의 키다리도...
      전혀 말한마디 나눠보지 않은 친구들이었건만 쑥쓰러움도...그 어떤 어색함도...
      우리에겐 별 부담스런 요인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졸업 30주년 메인행사에서 새롭게 만남이 되어 모임을 결성하게 된..
      졸업 이후 여태까지 특별한 모임에 별로 참여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이루어진 모임으로 이제 반년 남짓의 풋풋함이... 있는그대로의 모습이기도 한..

      가족동반의 여행으로 가끔 집을 떠난 경우는 있었으나
      이제껏 친구들과 하룻밤을 지새우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일성을 내뱉는 우리 친구들...

      오후의 해그림자가 방안 깊숙히 들어올 즈음까지
      이리뒹굴 저리뒹굴 방바닥을 누비다가 바다내음에 이끌려 해변 모래밭 산책에 나섰다.
      오래 전, 바닷가의 추억을 끄집어 내기도 하고.. 또 지금 당장 우리만이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추억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기승을 부리던 한낮의 더위를 파도에 실려 몰아 내는 여름밤의 낭만이 거기에 있었다.

      "무박2일이지~이..? 1박2일이란 우리사전엔 없따~ !!" 했던 것이
      신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가까와지자 한 사람 두 사람...
      제잠자리를 찾아드는 모습은 영락없이 나이를 이기지 못하는 아짐씨들이었다.

      다음 날.. 길고도 짧은 여행의 마지막 날..
      별다른 눈요기거리를 찾아 나설 기미는 그 누구에게서도 일체 거론되지 않았고,
      볼딱지 토닥거리며 분단장 열심히 하고 옷매무새 가다듬더니만
      맛있는 먹거리 찾아 점심으로 배채우고 쉬엄 쉬엄 귀경길에 오르자 하니..

      누구 한 사람, 욕심사납게 자기주장만을 앞세우는 친구 없고...
      누구 한 사람, 까탈부리며 다른 친구들의 성질 돋구는 친구 없고...
      무리없이 이런저런 상황에 적정수위를 맞추어 갈 줄 아는 우리 친구들...

      너무 맹숭맹숭한 여행끝이 되는게 아닌가 했는데.
      귀가길에 오르던 중, 어느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그며 더위를 덜어내고 있다가
      우리는 발을 모으곤 또 한바탕 웃음으로 "화이팅~ !!"을 외치며
      주위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아내는 우수꽝스런 모습을 연출하는..

      흐르는 물 속에 비춰지는 발모양새에 저마다 잘난(?) 발이라고 우겨대며 이렇게 저렇게
      발끝을 맞추어 보다가...결국, "미세스 예쁜발"이 탄생하기도 하였다.
      ..... 허리춤에 손을 얹고 제법 폼을 잡으며 으시대는 "미세스 예쁜발" %%.
      마지막 까지, 순위다툼을 하던 ## 와 &&.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디카우먼에게 발대신 예쁜얼굴(?)을 담아 달라던 ## 와 &&.
      미모의 평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0대의 아리따움을 간직하고 있는 ## 와 &&.
      (내가 너무 아부가 심했나.. 두 사람중에 우리 대장이 있음)

      .
      .
      .

      일상에서 괜스레 쟁여놓았던 가슴속의 앙금을 모두 걷워내고 하룻 밤, 이틀 낮..
      시원~한 여름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는 친구들의 여유로움과 유연한 뒷모습이
      작은행복을 안고가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집안걱정 덜어내고 잠시 나들이길에 나설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이해와 협조를 해준
      가족들에게 두배 세배 감사하는 마음..잊지않고 전했겠지, 친구들아~ !!

      ...... 이번여행의 약발은 몇개월 버틸 수 있는거라구~ ..?? -rosy-

      • 윤준근 2005.09.21 00:00
        우린 그때 무얼 했나? 예쁜발 보나 마나 예쁜 얼굴
        예쁜 마음씨 역시...우리 후배들..지금처럼 화이팅
        몇 십년 후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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