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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악산 봄 소풍 ~ ♣
우리가 기대하고 그리워 하는 봄의 모습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다. 그러나 봄은 생각보다 수줍다.
생명의 움틈을 위해 Energy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함인가.
본 얼굴을 감추고 이웃 해 있는 겨울과 여름의 모습을
빌어 자기를 나타낸다.
옷깃을 파고드는 칼 바람으로, 내려 쪼이는 따가운 햇살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전형적인 봄을 만났다.
물 머금은 연 녹의 산이 차창 밖으로 바쁘게 지나간다.
초록빛과 연분홍빛이 저토록 잘 어울릴 줄이야.
4월의 끝인지라 개나리 진달래의 뒤를 이어 봄 뜰을
점유한 것은 키 작은 복숭아꽃이다.
우리가 지나는 길옆으로 복숭아 농장이 산재해 있어
쳐다보는 우리의 눈빛이 복숭아 빛으로 물든다.
우리가 봄일 적에는 우리의 볼과 마음이 같은 복숭아
빛이었는데..
생산을 위한 모성이 식물에도 있는 것일까.
어느 학자의 실험에 등장하는 식물은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이 지나갈 때는 특유의 액이 흘러 내렸다고 하고
음악을 들려주면 성장이 좋은 식물이야기도 들었다.
복숭아나무가 태양빛을 더 잘 받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힘껏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 것은
나의 착시 현상이었을까.
단맛의 열매를 위한 고행이 어찌 사람들만의 것일까.
사람이 부족하면 동물만도 못하다는 말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우리 일행 38명은 목적한 월악산 아래에 다다르자, 각자의
기호에 따라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식사부터 하는 친구,
산으로 올라가는 친구,
물가로 나가는 친구,
렌즈에 자연을 담는 친구등등..
각자의 삶에서 삼십년 세월을 지나 오늘 이 자리에서
같은 것만을 기대하는 일은 지나치다.
그러나 개개인이 다르다 해서 우리가 하나됨을 원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모자라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25기의 힘.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곧 봄날이어라.
사랑이란 ‘나로 하여금 너의 자아 실현을 도와 주겠다’
라고 풀이한 선인의 말씀을 빌리면 나는 너로 인하여
자아 실현을 하고 너는 나로 인하여 자아 실현을 하게
될 터이니 우리가 사랑하고 있음이라.
카 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