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타는 날의 그리움
詩 / 이재현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가슴에 그리움 없이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 있겠냐만
저 들로 산으로
바람도 산들거리며 불어가는
이 가을엔
그리운 사람 한도 끝도 없이
그리워할 수 있었으면 좋아
풀 섶으로 숨어 우는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
안개처럼 가득한 길목으로
알 수 없는 기다림의 긴 그림자
달 아래 마구 흔들어 놓고
울먹이는 새하얀 박꽃 같은
내 그리움이 있어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당신의 뜨거운 가슴 속에서
숨어 꽃피우던 지난날
그 숱한 밤들이 마냥 아쉬워
파도에 쓸려간 눈빛시린 추억들이
단풍이 되어 새벽 놀 속에
머리채를 풀고 있구나
내 그리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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