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은 집 / 신현숙

by 신비 posted Sep 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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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은 집

 

신현숙

 

밤새도록 목 놓아 운다

 

굵은 빗줄기로 두들겨 맞는 양철 지붕

한 때,

눈부시게 빛나던 나이테 풀며

힘들게 견디는

 

흐름대로 흐르다

깨어지고 찢어져도

제 갈 길 가는 질기고 질긴 

 

참담한 식욕 참지 못해

지붕 밑을 햝고 있는 녹슨

눈물

한모금씩 움켜 마른 풀잎마다

봉숭아 물드는

 

꽃 피려 

기지개 켤,

퉁퉁 부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