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용(27회) 기다림

by 사무처 posted Apr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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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온다는 날에 비가 나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대가 비 맞으며 올까봐,
혹은 일이 엇갈려 오지 못할까봐,
혹은 하염없이 날 기다리게 하는 일이 생길까봐‥

빗방울에 통증을 느끼는 탓일까
화분의 꽃들이 이리 저리 고개를 저어대고 있다
하긴 꽃잎이 굵은 빗방울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테지

기다리는 내 마음이
그대를 감당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듯이.

비가 그칠 때까지도
그대 모습은 보이지 않고
뜨지 않은 하늘의 별은 가슴에 들어와 뜨겁게 반짝였다

"나는 실랑이가 싫어"
내 말은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

다시 비를 따라 그대가  올 날을 기다리며
나는 방울 맺힌 꽃잎들을 하염없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