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19회) 틈새

by 사무처 posted Feb 22,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틈새

 

넘어가는 해가 나의 그림자를

길게 보도블록 위에 드리운다

 

블록과 블록들의 틈새로 낮 동안

사람들에 차이고 밟힌 시간들이

스며들어간다

 

내가 밟은 시간도

들어갔다 들어간 시간들은 땅속을

흐르다가 어디메 쯤 있는 나무

뿌리를 만나 내일 다시 잎사귀에서

보일지도 모른다고 그런 바램을

가지고 우두커니 서서 틈새를

들여다 보는 사이 어스름이 덮여오고

하릴없이 허정허정 가던 길을 마저 갔다

 

밤새 틈새를 생각하였다 내 영혼도

언젠가는 어느 틈새로 들어갈 지 모른다고

어느 잎새에선가 살랑일지도 모른다고

 

약력

서울사대부고 19회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 졸업

그레이스 백화점 대표이사 역임(1992~1998)

2013년 문예지에 시부문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