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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188.jpg[문화] 이우환화백 “남을 인정않는 예술은 전체주의” (2002.09.02)


▲사진설명 : 이우환씨는 “최근 점을 점점 더 적게 그리고 있다 ”며 “에너지를 집약해 찍은 점 하나로 인해 주위가 어떻게 일렁거리는가를 보려 한다 ”고 말했다 /주완중기자



그림? 툭툭 찍은 점, 혹은 휙휙 내지른 붓 자국이 전부다. 조각? 철판과 돌덩이가 마주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즉흥적으로 보이는 구도를 치밀한 계산과 탄탄한 논리가 지탱하고 있다. 점과 선으로 무한을 표현하려는 화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함께 해외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인 화가 이우환(李禹煥·66)씨의 작품 세계다.

이 화백이 지난 35년간 한국, 일본, 유럽의 각종 매체에 발표한 글을 모은 책이 나왔다. 아이보리색 커버를 입은 책에는 은장 글씨로 ‘여백의 예술’(현대문학)이라고 찍혀 있다. ‘여백’은 이 화백이 즐겨 쓰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예술관을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한 표현하기’, 또 ‘나를 줄이고, 내 주관을 억제하면서 여백을 통해 외부와 대화하고 관계 맺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일 서울 장충동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만난 이 화백은 핑크색 와이셔츠에 회색 톤 데님 재킷을 걸쳤다. 그는 책에서 회색 톤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회색은…애매하며 변하기 쉬운 미확정적인 세계를 나타내기에 어울리는 색이다…회색은 바로 회화적인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벼랑 끝 삶이 예술적 긴장감을 높인다” “나는 떠돌이 영혼이고 언제나 경계선을 넘나드는 삶을 살았다”…. 경남 함안 출신인 이 화백은 서울대 미대 1학년 재학 시절 일본으로 밀항했다. 잠깐 다녀 오려고 한 것인데 일본에 있던 삼촌이 ‘그냥 여기서 공부하라’고 붙잡았다. 그렇게 눌러 앉은 일본에서 이 화백은 화가로 성장한다. 60년대 말에는 일본 모노파(物派)운동을 이끌면서 ‘일본 회화의 이론적 지주’라는 명칭을 얻기도 했다. 집필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번 ‘여백의 예술’을 비롯해 ‘만남을 찾아서’ ‘시간의 여울’ 등이 일어, 영어, 불어로 출간됐다. ‘지난 30여년간 써온 글을 다시 펴냈는데, 책 속 주장이 2002년에도 유효한가’라고 묻자 이 화백은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변한 것 없어요. 여전히 키워드는 ‘남’입니다. 남을 인정하고 살고, 남을 인정하는 예술을 하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이 화백은 자기 생각으로 캔버스를 몽땅 채우는 작가의 작품을 참을 수 없어 한다. “근대 미술이 뭡니까. 개인이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을 100% 실천하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이것은 전체주의입니다.”

9·11이 터졌을 때 파리 카페에 앉아 있었다는 이 화백은 “처음에는 TV를 보고 ‘굉장한 영화네’라고 넘겨버렸다”고 말했다. “작가들에게는 시대에 대한 예감이 같은 것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붕괴, 또 그에 속한 문화 예술도 사그러질 줄 내다 봤지요.” 그는 “지금 예술은 근대가 남긴 잔재”라며 “나 역시 그 잔재의 일부”라고 말했다.

책에서 ‘한없이 풍요롭지만 공허한 미국 미술’, ‘문제의식이 부족한 일본 미술’을 언급한 이 화백은 한국 예술가들에 대해서는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지 말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작품이 어디가 어떻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를 기술하라’는 말이다. 책이 예술과 철학만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붓, 와인, 양복, 샐러드 등을 대상으로 삼은 감각적인 에세이들도 포함돼 있다.

(鄭在娟기자 whaude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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