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지체장애 이인행씨 680Km 국토 종단 마라톤
40대 장애인이 전남 완도에서 임진각까지 680km 국토 종단 마라톤에 나섰다.
소아마비 3급 장애인인 이인행(47·右)씨는 1일 완도군청 앞을 출발, 폭우 속에서 꼬박 12시간을 달려 15.8㎞를 전진했다.
이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15~35㎞씩 32일 동안 달려 다음달 2일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장정에는 트레이너 이병구(44·물리치료사·左)씨가 함께 한다.
두 살 때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입은 그는 달릴 때 왼발을 두 번 연속으로 뛰고 오른발을 한번 내 딛는다. 트레이너의 손을 잡고 달리지만 금방 숨이 턱에 차 올라 잠깐씩 멈춰 서야 한다.
이번에 그가 달리는 것은 20년 전 약속을 지키고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란다. 이씨는 1987년 9월1일부터 10월 2일까지 부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511㎞를 달려 세상을 놀라게 했다. 대학 졸업 후 장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극기심을 기르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 뛰었단다. 한자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가족들이 처음엔 만류했으나 취지를 잘 설명해주자 지금은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2007년 9월 3일 - 중앙일보, 사람사람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