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소식

동문소식

조회 수 7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인슈타인보다 빌 게이츠型 인재 키우고 싶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1학년생들은 괴롭다. 전 과목을 영어로 수업 받고, B학점 이하로 나올 경우 다음 해 등록금도 내야 한다. 교수들도 지난해 테뉴어(정년 보장) 신청 교수 35명 가운데 15명이 탈락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게 2006년 7월 취임한 서남표(72) 총장이 주도하고 있는 변화다. 학교 행정의 수술에 맞춘 1단계 개혁을 끝내고 올해부터 연구시스템을 쇄신하는 2단계 개혁에 들어갔다. ‘세계 최고의 융합 실험장’으로 불리는 미국 MIT에서의 경험을 살려 기초과학과 공학, 디자인을 융합한 새로운 연구체계로의 개편을 시도 중이다. 집무실에서 만난 서 총장은 “내 목표는 전통적인 학문 조직을 재편해 10년 내에 KAIST를 세계 10위 안으로 진입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총장에게 올해부터 다른 대학 타전공자를 선발하는 ‘2(타대학 2년)+3(카이스트 3년) 융합학사 과정’을 신설한 배경부터 물었다.


“243명이 지원해서 17명을 선발했습니다. 인문계에선 경북대 국문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에서 2학년을 마치고 온 학생이 있더군요. 이들은 과학고 출신이 70%를 넘는 KAIST의 분위기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봅니다. 전공이 비슷한 친구들과 편하게 지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거든요.”


그의 말에는 막힘이 없었다. 지난해 외국인 학생 50명을 선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다양한 전공, 다양한 배경이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KAIST 학생들은 똑똑해요. 하지만 지도자는 똑똑하기만 해서는 안 돼요. 인성과 창의적 리더십을 갖춰야 하지요. 그러려면 배경이 다른 사람과 문화적으로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처럼 훌륭한 과학자도 필요하지만, 빌 게이츠와 같이 자유로운 발상으로 꿈을 펼치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입학 시험에서 면접을 강화한 것 역시 ‘모든 것을 적당히 잘하는 사람’보다 ‘한 가지가 재미있어서 열정을 쏟아 붓는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 사람이 면접으로 가려질 수 있을까.


“면접을 하루 종일 합니다. 교수 100여 명이 세 차례 면접을 해요. 이렇게 뽑아보니 서류전형으로만 했으면 절대 못 들어왔을 학생도 들어옵니다. 우리에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고, 자유롭게 사고를 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서 총장이 가장 질색하는 것은 ‘포커 페이스’. 학문 간에 높은 벽을 쌓아두고 자기 영역에만 매몰되는 국내의 연구 분위기를 뜻하는 서 총장식 표현이다.


“한국에 처음 와서 이상했던 건 한 달이 다 되도록 나를 찾아와서 학문적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밥 먹으면서도 학문 얘기를 통 안 해요. 학문이라는 것은 옆의 사람을 귀찮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학문이지요.”


 


그는 학문 간 융합 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 취임 후 바이오 융합, IT 융합, NT(나노기술) 융합, 엔터테인먼트 공학, 청정 에너지, 미래도시, 광학, 디자인 공학 등 융합 연구소 8개를 신설했다. 재미 사업가인 박병준씨가 쾌척한 기금 100억원으로 1만3200㎡(4000평)짜리 연구소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에 교수들이 함께 달라붙어 연구를 하는 ‘미래 TV 공모전’ 등도 IT 융합 연구소에서 주최한 것이다.


-일반적인 대학 연구소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도입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안 하던 걸 하겠다고 하니까 걱정하는 교수도 있었지요. 그러나 방법론 갖고 싸우면 한도 끝도 없어요. 우선 목표부터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Is it good for KAIST?(카이스트에 도움이 되는가) 목표가 분명하면 길은 여러 가지 있죠. 그렇게 생각을 안 하면 방법론에 빠지고 말아요.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제약이 무엇이고, 한계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서 총장이 꼽는 KAIST의 제약은 첫째, MIT에 비해 교수 수가 적고 둘째, 교수 간의 대화가 적다는 것. 셋째 제약은 과거부터 해 오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목표와 제약을 생각하다 보니 나온 해결책이 바로 연구소였다.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이 적은 상황에서 몇 개 분야에 집중하려면 기존의 과(科) 체제를 뒤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전공이 만나야 아이디어가 생긴다는 그의 지론이 다시 나왔다. 그에게 “대학 사회에선 ‘일단 깊이부터 만들어야 제대로 된 융합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며 의견을 물었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에게 자기는 얼마나 깊이 아는지 물어보세요. 일평생 학교를 떠나보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합니다. 한쪽으로는 깊게, 한쪽으로는 넓게 가야 합니다. 보통 ‘깊이’라고 하면 분석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것만큼 중요한 게 종합입니다. 그게 디자인입니다. 하나만 깊이 파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안 나와요. MIT 미디어랩이 그런 것을 잘합니다. 기술도 개발하고, 광고 잘해서 돈도 많이 벌지요.”


화제를 등록금 문제로 돌렸다. 서 총장은 학점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등록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를 KAIST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했다.


 


-국립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까.


“돈 받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책임감 있는 사람을 길러내자는 것이지요. 학생들에게서 받은 등록금으로 병원을 만들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MIT 학생 시절 내가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3개 직업을 갖고 고학을 했던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봉사정신도 갖게 하고, 자기 앞가림하는 것도 가르치려면 최소한은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학부 1~2학년에게 필수적으로 100% 영어 수강을 하도록 했는데요.


“영어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과학은 국제적으로 교류를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영어로 해서 못 알아듣는다고 하는데요, 무슨 단어를 쓰든지 간에 강의의 20%는 잘 못 알아듣는 게 정상입니다. 공부는 강의-학습-이해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자기가 해야죠. 학생들이 교수들의 악센트가 나쁘다는 지적도 하더군요. 하지만 MIT에서도 교수 절반 이상은 미국 태생이 아니었어요. 그리스·슬로바키아 악센트로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공부했습니다. 그게 좋은 거예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듣고 이해하면 문화인이 되는 겁니다.”


 


-전임 로버트 로플린 총장이 학내 반발을 해소하지 못해서 중도 하차했는데.


“로플린 총장은 한국말을 못 하는 게 큰 핸디캡이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 경험이 없는 것도 일정 부분 원인이었겠죠. 하지만 그분이 4년을 다 채우고 나갔으면 학교에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MIT 학과장을 할 때도 4개월 만에 교수들이 들고일어났는데, 그대로 밀고 나갔어요. 만일 몇 사람이 들고일어났다고 해서 나가면 그게 전통이 돼서 후임자도 개혁을 못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선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합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 그간 과기부 지원을 받던 KAIST가 다른 대학과 같은 체제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입학정원이나 전형에서 자율을 구가해온 KAIST로선 또 하나의 위기가 되지는 않을까.


 


“KAIST가 안 되면 한국에 가능성이 없어요. 세계적으로 좋은 대학을 못 만들어내면 새로운 산업을 못 만들어냅니다. 조선·제철 등 전통적인 산업은 자본집약형이에요. 정부가 밀어줘서 투자를 과감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자본이 들어갈 데가 없어요. KAIST 같은 대학이 세계적인 과학기술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겁니까. 새 정부에 ‘세계에서 제일 좋은 대학을 만들려고 하는데 도와달라’고 설득할 생각입니다.”


 


-새 정부의 개편안에 따르면 과학과 기술을 분리해 과학은 ‘교육과학부’에서, 기술은 ‘지식경제부’에서 담당하게 됐는데.


“미국 MIT나 IBM연구소처럼 과학과 기술을 동시에 연구하는 기관들이 과학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 결과 MIT 졸업생이 설립한 회사들이 많은 국가의 국내총생산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교수의 국제화’를 강조했다. 외국인 교수 비율이 20%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KAIST 교수 가운데 60~70명이 외국 시민권자이지만, 한국계 미국인을 빼면 10명 안팎이다. 그는 “얼마 전까지 교수 회의도 한국말로 했는데, 외국인 교수에게 예의가 아니었다”라고 했다.


 


만난 사람=이규연 탐사담당
정리=이원진 기자


 


서남표 총장은


해외에서 학문적으로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공리적 설계’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의 연구 예산을 배분하는 미 과학재단(NSF)의 부총재를 지냈다. 서울사대부고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하버드대 교수, 뉴욕타임스 기자 등으로 활약하는 딸 넷을 두고 있다. 국적은 미국. ▶1936년 경북 경주 출생 ▶MIT 기계과 졸업 ▶카네기멜런대 박사 ▶MIT 기계과 학과장 ▶미 과학재단 부총재


 


이원진<jealivre@joongang.co.kr> | 제48호 | 20080209 입력


바로가기 ▶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5625


 


  1. 31회 KAIST 유회준 교수, IEEE 석학회원 선임

    Date2008.02.12 By관리자 Views743
    Read More
  2. KAIST 유회준(31회)교수팀 ASSCC우수디자인상 수상

    Date2008.02.12 By관리자 Views698
    Read More
  3. 이희범(19회) 하계U대회 유치위원장 신청서제출_ 2/10

    Date2008.02.11 By관리자 Views537
    Read More
  4. KAIST ‘2단계 개혁’ 나선 서남표(7회) 총장 인터뷰

    Date2008.02.11 By관리자 Views715
    Read More
  5. <P><STRONG><IMG hspace=5 src="./files/editor/uploaded/img/1202694100.jpg" vspace=5 border=0></STRONG></P><br /> <P><STRONG></STRONG> </P><br /> <P><STRONG>킨텍스 개장 3년 만에 참관객 1000만명 시대로…</STRONG> <BR></P><br /> <P> </P><br /> <P>킨텍스(KINTEX

    Date2008.02.11 By관리자 Views642
    Read More
  6. 오리온 김상우(29회)사장_조선1/22

    Date2008.01.23 By관리자 Views987
    Read More
  7. 조장희(7회)박사 sbs스페셜 출연_1/20(일)

    Date2008.01.21 By관리자 Views758
    Read More
  8. 이우환(8회)화백: 잊히지않을 미술작가에 _조선1/15

    Date2008.01.16 By관리자 Views724
    Read More
  9. 강창희(18회)동문 KBS 경제비타민 출연_1/7

    Date2008.01.10 By관리자 Views814
    Read More
  10. 9회 주돈식 前문화체육부장관 출판기념회

    Date2008.01.07 By관리자 Views880
    Read More
  11. 29회 김판규 동문 UDT 전대장 취임

    Date2008.01.04 Bykim2385 Views1080
    Read More
  12. 이주진(23회)박사 과학기술혁신장 수상

    Date2008.01.04 By관리자 Views540
    Read More
  13. 한동대학교 김영길총장(10회) 베이징대 초청강연

    Date2008.01.03 By관리자 Views961
    Read More
  14. 전경원(31회) 광주대교수_조선일보기고12/28

    Date2008.01.03 By관리자 Views878
    Read More
  15. 이희범(19회) 무역협회장 7000억달러 달성 기념행사

    Date2007.12.27 By관리자 Views609
    Read More
  16. 22회권영철동문 한국마사회 상임감사로 취임

    Date2007.12.22 Byokjakim Views699
    Read More
  17. 이명박 핵심참모중 우리동기생(39회)이.....

    Date2007.12.20 Bykingkong Views1072
    Read More
  18. 장공자(16회)동문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취임

    Date2007.12.18 By관리자 Views690
    Read More
  19. 김윤종(16회)동문 국무총리상 수상_12/13

    Date2007.12.17 By관리자 Views681
    Read More
  20. 삼성, 이웃사랑 성금 200억원 기탁_12/15

    Date2007.12.17 By관리자 Views52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43 Next
/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