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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박연대 홍사덕 전 의원이 9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대구시 서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양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 대구·경북 화제의 당선인
홍사덕 '탄핵역풍'딛고 재기 성공
"신의 지켜지는 정치가 승리한 것"
◇ 홍사덕 당선자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그것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구에서 거둔 승리여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
홍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 책임을 묻겠다며 강 대표에게 도전장을 던졌고, 강 대표는 공천 잡음을 돌파하기 위해 서구 불출마를 선언해 민심이 심상치 않았다.
대구지역에서 활동해온 경북대 이종현 교수가 강 대표의 '대리인'으로 뒤늦게 출마했으나 짧은 기간에 홍 후보의 높은 인지도와 박풍의 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홍 후보는 강 대표를 겨냥해 서구를 출마지역으로 선택한 전략이 주효했다. 그는 '박근혜 대 강재섭' 대리전 구도를 펼치며 '강재섭 심판'을 계속 외쳤다.
강 대표의 조직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한나라당 이종현 후보는 선거운동 중 "저는 강 대표의 대리인이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서구 주민들은 결국 홍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홍 후보의 완승은 강 대표가 이 지역 민심과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서구의 한 주민은 "홍 당선자의 승리는 강 대표가 서구를 버린 데 대한 심판"이라며 "홍 당선자가 강 대표의 정치적 기반을 송두리째 뽑았다"고 평가했다. 강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흔들릴 것이란 주장이다.
홍 당선자는 대구의 최다선(6선) 의원으로서 TK지역 '거물'로 우뚝 섰다. 그는 "신의가 지켜지는 정치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이 각인됐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그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 '친박 무소속 연대' 김무성 당선자 등과 함께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핵심 역할을 하며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 사례에서도 "5년 뒤 친박연대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과 발맞춰 나가겠다"며 자신의 역할을 언급했다.
홍 당선자에겐 낙후된 서구발전을 앞당겨 달라는 주민들 요구도 쏟아질 전망이다. 우선 지역 민심을 통합해 활기차고 생산적인 지역으로 변모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주민들은 "다선의원으로서 '큰 정치'만 외치며 지역을 외면했다간 강 대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발전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는 6월 치러질 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어떤 인물을 공천하느냐도 그의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