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임연철(19회) 편역 <적의 손아귀에서>

by 사무처 posted Jun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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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손아귀에서.png

래리 젤러스 저, 임연철(19) 편역

 

<적의 손아귀에서>

 

-한국전 포로, 어느 선교사가 겪은 죽음의 행군

 

밀알북스 | 25천 원

 

 

 

1945년 해방이후 38선 바로 남쪽에 위치한 개성의 학교, 병원, 교회에서 선교사로 봉사 중 1950625일 북한군 남침 당일 새벽 북한군에 잡혀 3년 전쟁기간 내내 극심한 학대를 받았던 민간인 포로들의 고난상을 밝힌 체험기가 나왔다. 휴전 협정과 포로석방 70주년의 해에 6.25 한국전 발발일을 앞두고, 나온 이 책은 <적의 손아귀에서(In Enemy Hands)>로 당시 송도중 래리 젤러스(Larry Zellers, 1922-2007) 영어 교사가 저술한 것이다.

저자 젤러스는 1948년 송도 중학교 영어교사로 한국에 와 영어를 가르치면서 북한군 침략이 시작된 새벽 4시부터 총격전 소리를 들었고 오전 중에는 개성이 이미 북한군 수중에 들어가 피난도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특히 감리교가 운영하던 송도중고, 호수돈 여중고, 남성(아이비)병원, 교회는 38선에서 3km 밖에 안 돼 북한군 침략에 교사 2, 의사, 간호사, 교회 담당자 2명이 한꺼번에 연행돼 민간인 포로가 됐다고 썼다.

이들 6명은 개성에서 심문을 받은 후 평양으로 이송됐고 평양의 감옥에서 혹독한 심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자 젤러스는 2차 세계대전 중 미 공군 수송기 무전병으로 참전한 경력 때문에 북한 심문관으로부터 개성에서 간첩활동을 한 혐의까지 받아 처형위협까지 갔던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처형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을 저자는 UN군의 북진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평양이 함락위기에 놓이자 북한군은 그동안 서울과 남한 일대에서 체포한 천주교, 구세군, 성공회의 성직자와 서울 주재 외교관, 민간인 사업가 등 모두 75명의 민간인 포로를 미군포로 700여명과 함께 평북 만포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속 UN군의 북진 속도가 빨라지자 교통수단이 없던 북한은 만포부터 중강진 일대를 한 겨울에 걷게 하는 이른 바 죽음의 행군을 하게했다고 기록했다.

포로들 대부분이 6, 7월에 잡혀 여름 옷 밖에 없는 상태에서 중강진 추위를 겪으며 200km가까이 산길을 행군하느라 추위와 굶주림으로 동사자,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썼다. 저자는 미군 포로들의 경우, 수용소장의 명령으로 낙오자는 인민병원으로 보내준다고 속인 후 행렬이 지나간 다음 사살해 그런 인원이 200여명에 달했다고 증언했다. 민간인 포로들도 낯선 수수밥을 먹고 설사로 면역력이 약해져 죽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한 교황청대사였던 패트릭 번(Patrick Byrne) 주교가 중강진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개성에서 의사로 활동했던 키쉬(Ernst Kisch)박사도 중강진 바로 남쪽 안동에서 병사했다.

저자는 자신과 함께 죽음의 행군을 했던 미군 포로 700여 명 중 500명 가까이가 북한군의 학대로 사망했고 민간인 포로는 75명 중 20여 명이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살아남은 민간인 포로 50여명은 195346월에 중국과 시베리아를 열차로 이동, 모스크바를 통해 귀국했고 미군 포로는 겨우 250여명만 살아남아 휴전협정(53727) 이후 석방됐다.

 

번역은 구한말과 일제강점시기 교육, 의료, 복지 분야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전기 작가 임연철 씨가 맡았다. 원서에는 서베를린 미군 공군기지에 내린 미국인 민간 포로사진 1장 밖에 없으나 이번 번역서에는 개성에서 38선을 넘어 월남하는 피난민을 돕는 선교사들의 활동사진과 석방된 미군 포로가 포로당시를 회상해 그린 삽화 등을 곁들여 내용의 이해를 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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