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삼(11회) 산악교육 업무협약

by 사무처 posted Mar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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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산악회의 각종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 하는 데 있어서 정도를 지키고 가장 효율적인 사업 처리를 위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의견을 주시는 서른 명의 자문위원이 계신다. 자문위원직 에서 은퇴하신 유성삼, 유창서, 박정우 세 분의 자문 위원 중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자문위원을 맡으 시고 올해 83세를 맞은 유성삼 회원을 직접 만나 그 분의 60여 년 등산 인생을 엿보기로 했다.

 

서울 둘레길 157km 완주. 2016년 8월 2일부터 시 작해 2020년 5월 28일을 끝으로 서울 둘레길 100회 완주를 마친 유성삼 회원은 완주가 목표는 아니었으 며 다만 서울 둘레길은 매일의 일상을 담은 생활 그 자체였으며 결코 자랑거리는 못 된다고 손사래를 치 신다. 그렇다. 유 선배님의 20여 년간 트레킹 리스트를 보 다 보면, 서울 둘레길 100회는 어쩌면 등산 이력으 로 치기보다 매일 숨 쉬며 걸어온 일상으로 보는 것 이 더 적합하겠다. 연간 많게는 5회에 달하는 해외 고산 트레킹을 최근 7년 전까지 장기간 지속해온 체 력과 에너지는 수많은 후배 산악인들의 산에 대한 열정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유 선배님과의 반가운 만남은 변기태 회장님 사무실 에서 이루어졌다. 선생의 표정에서 느껴지듯 평생 산과 함께한 거리낄 것 없는 호연지기가 전해지는 시간이었는데, 이는 평소 생활 신조로 삼고 있는 ‘웃 고 살자’, ‘오늘을 즐겁게 산다(카르페 디엠)’에 기 인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항상 자신에게 물어. 오늘은 어땠는가?. I’m happy! 이게 내 모토야. 나는 나가면 즐겁 거든.” 작고 호리호리한 체구의 유 선배님은 유난히 맑은 얼굴빛과 부드러운 말투로 이야기 상대를 당신의 뜻 안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능력을 소유하 카르페 디엠 늘산 유성삼(3796) 한국산악회 전 자문위원 16 | 山 2021.2월 VOL·265 | 17 고 계신다.

 

그분의 근검절약과 감사, 용서의 이야기는 듣는 이로 하 여금 겸허함을 끌어내고, 심지어 요즘 유행하는 TV프로그램과 함께 들려주시는 흥겨운 노랫가락들, 그리고 다양한 유머들은 오늘 첫 대 면에 즉석에서 선후배가 함께 ‘카르페 디엠’을 실천하게 하는 놀라운 시간으로 만들어 내셨다. 유 선배님은 1939년 10월 수원에서 태어나 1세 때 서울로 옮겨 돈암 초등학교, 서울사대부중고를 거쳐 서울대 공대 기계과를 졸업하였 다. 사대부고 1, 2학년 시절 매주 말 북한산에서 야영생활을 하며 산 을 접했고, 제주도 학생해양훈련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당시 한국산악회에 가입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산과는 다소 멀어 져 가정교사 일을 하며 학비를 버는 고학생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자연스럽게 산악회 활동은 약해지면서 옛 회원번호는 상실되었다. 졸업 후 1965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취업하여 정년까지 몸담았 으며, 초기 6년을 청주 지방 근무로 보내고 서울 본사로 복귀한 후 1997년 끊어진 한국산악회와의 인연이 다시 연결되는 계기가 만들 어졌다. 이 흥미로운 이벤트는 이인정 전 대한산악연맹 회장과의 친 분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오랜 시간 등산을 접었던 유 선배를 인수봉 등반을 통해 체력 테스트를 한 것이다.

 

하강의 어려움으로 곤욕을 치 러야 했지만, 다행히 이 통과의례에서 합격점을 받은 덕에 추천으로 당당히 한국산악회에 재가입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옛 회원번호는 사라져 지금의 3796이라는 늦깎이 회원번호가 다소 아 쉬움이 남는다. 83세 고령에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건강과 즐거움을 유지하는 비결 은 물론 산에서 얻는 에너지겠으나 유 선배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신 몸에 대해 관리를 잘하며 살겠다는 노력의 약속으로 100세 시 대에 걸맞은 125세 장수를 하나님께 약속한 바 있다고 하신다. 우스 갯소리처럼 하시는 말씀이지만 오늘 선배님의 유연하면서도 단호한 생활 모습에서 그 충분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작년 말 한국산악회 자문위원직을 은퇴하는 자리는 여러 가지 생각 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는데, 감사패를 받아 드는 한편의 마음은 영광 스럽고 자랑스러웠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 여야 하는 공허함이나 허탈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선배님은 아 직 산과 관련된 자리에서 은퇴라는 단어가 생경한 현역임이 분명하 다.

 

개인적 산악 모임도 다양해서 매달 LG 산악회, 서울대 공대 동기 산악회, 초보자를 위한 등산모임 등 정기 산행이 줄을 잇고 있고, 한 국산악회 월례산행 또한 2주 차 토요일로 바뀌기 전까지는 개근해왔 을 정도로 모든 산행 하나하나를 충실하게 이어 나가고 있다. 그 때 문에 월례산행 날짜의 변동이 무척 아쉬움으로 남아 있으나 여전히 산악회 내 모든 행사에 관심과 애정을 다 하겠노라 약속하셨다.

 

요즘도 거의 매일 지하철로 이동해 과천 대공원을 오르신다는 유성 삼 전 자문위원, 그간 수많은 해외 산행들도 소중하지만, 국내도 얼 마든지 오를 곳이 많아 괜찮다 하시면서도 코로나로 속속 취소되는 산행을 못내 안타까워하신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내일 있을 남산 산행을 준비하시며 소년처럼 걸어가는 선배님의 뒷모습에서 우리 산악회의 과거, 그리 고 현재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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