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냉방과 패시브 하우스

by 캘빈쿠 posted Jul 08, 202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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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냉방과 패시브 하우스

 

구 자 문

2024 파리올림픽은 친환경 올림픽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한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배출량을 2012년과 2016년 올림픽 대비 5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경기장의 95%를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거나 임시 경기장으로 구성했고, 나머지 5%는 저탄소 건축 방법으로 건설됐다. 선수촌은 올림픽 이후 주거시설로 활용될 것이며, 일회용 플라스틱도 50% 이상 줄일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는데, 대신 직사광선을 피하고, 지하 냉각수를 활용해 건물 전체를 외부보다 6도 낮게 유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아무튼 프랑스는 탄소배출량 감소 내지 지속가능한 개발의 실천을 이 기회에 실천도 하고 홍보하고자 하고 있는데, 폭염을 염려한 각 선수단의 불안과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40~50년전만 해도 여름철에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교실에서도 모든 창과 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기대해 보나 한여름에는 한증막 같은 더위뿐이었다. 쉬는 시간이면 모두들 수돗가로 달려가 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 더위를 식히는 길이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학교 건물들은 제대로 보온재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창문이 크고 많았기에 햇빛이 직접 교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 왔다. 물론 추운 겨울을 대비하여 그렇게 한 것이었겠지만 여름은 지내기가 힘들었다. 이때 지붕이며 벽면에 보온재가 제대로 설치되고, 창문들이 좀 더 벽 안으로 들어와 설치되고, 창문을 통하여 바람이 강하게 유입된다면 어쨌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더웠겠지만 좀 낫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예전보다 좀 더 더워지기도 했지만, 예전에는 꿈도 못꾸던 에어컨 시설들이 잘되어 있다. 이는 관공서, 오피스, 백화점, 상가, 그리고 주택들도 그러하다. 물론 아직도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나는 분들도 있겠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모두들 다양한 시설과 기구들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여름이면 전기료가 상당히 올라가고, 국가적으로 전력소모량이 커서 블랙아웃의 위험도 크다. 더우면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지만, 우리 세대들은 더위를 참지 못한다. 더우면 에어컨을 틀어야 하고 시원하게 샤워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인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익숙한 우리 한국인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 국민들은 전기를 절약하고, 수자원을 절약하고, 가솔린을 절약한다는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겨울난방과 여름 냉방도 마찮가지이다.

 

자원을 절약하면서 살기 위한 방법중 하나가 자연냉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환기는 냉방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습도가 50%일 경우 초속 0.5m로 공기의 흐름이 생기면 3가량 체감온도가 내려간다. 천장 또는 다락에서 바로 지붕으로 연결된 지붕 환기구는 실내 상부에 축적된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한다. , 환기를 이용한 냉방은 실내 온도가 실외 온도보다 높을 때 주로 사용한다. 주택의 색상도 중요하다. 어두운 색의 건물 외관은 건축물에 도달되는 태양 복사에너지의 70~90%를 흡수하며, 이는 열전도에 의해 실내로 침투한다. 반면, 밝은색의 건축 표면은 효과적으로 태양열 침투를 반사해버린다. 패시브 하우스는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인데,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별도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냉방 및 난방을 위한 최대 부하가 110W 이하인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을 뜻하기도 하는데, 8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자연 냉방(Passive Cooling)은 에너지 소비 없이 건물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기술과 건축 디자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독일, 그리고 한국 전통건축에서도 이런 자연주택들이 많다. 집을 관통하는 자연대류와 여름철 그늘을 만들어내는 긴 처마, 햇볕 드는 것을 막는 왕골이나 대나무 발 등을 자연 냉방이라고 할 수 있다. 페르시아에서는 2000년 전부터 바람잡이탑을 만들어 건물 높은 곳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독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현대 건축에서도 자연 환기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서늘한 그늘이 지는 서북쪽 낮은 곳에 흡기구를 두고, 동남쪽 높은 곳에 배기구를 두는 것은 기본이다. 이 밖에도 건물 사이의 바람길, 관통 환기, 바람의 방향을 틀어 실내로 끌어들임 등이 활용된다.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은 가운데의 커다란 정원을 방들이 사각형으로 요새처럼 둘러싼 구조이다. 중정에는 큰 연못이 있고 이곳으로부터 사방으로 수로가 뻗어 나와 방 안쪽까지 물이 흘러들어 기온을 낮춘다. 중동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전통건축들이 많이 발견된다. 서울메트로 길음역에서도 지하터널에서 발생된 지하수가 지하수활용펌프를 통하여 공기조화기내로 유입되어 승강장과 대합실 구역을 냉방을 하며, 에너지 부하 40%의 절감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요즈음 관공서 등지에서 설치하는 지열 냉난방시스템은 땅속 온도가 지상 온도와 관계없이 항상 15내외로 유지되는 땅속 180m 깊이의 지열을 배관을 통해 얻어 하절기에는 실내의 뜨거운 공기를 차가운 지열 에너지로 바꾸고, 동절기에는 땅속의 따뜻한 열을 실내로 전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다만, 지열시스템을 통한 냉난방은 과도한 투자비와 운전비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의 노 에어컨 관련 논란은 선수들의 기록, 건강 내지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니 좀 신축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탄소 배출량 저감 내지 지속가능한 개발은 전지구적으로 꾸준히 실행되어야 할 사안이라서 국가적으로는 선뜻 찬반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4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