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대형 창원육거(蒼援毓擧)가 왕에게 간한다 .
"전하 , 옛날부터 다물곡에는 현인이 많이 날것이라는 속설이 있는 곳입니다. 안류가말하는 을파소 라는 인물도 아마 그중에 한 사람으로 예언이 들어 맞는 것 같습니다"
왕이 말한다 .
"그건 그렇고 안류 라는 인물은 임금인 나의 말도 않들으니 도대체 어찌하면 좋겠소?"
육거가 말한다 .
" 안류는 본래 유리왕때 대대로 였던 안명(晏溟)의 후예로서 세상을 등지고 사는 사람으로 낮에는 밭에나가 길을 매고 밤이면 등불 밑에서 오직 책이나 읽는것을 보람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현봉(賢鳳)선생이라고 부릅니다 ."
"벼슬하여 부귀 영화를 누리는것도 싫다는 말이오?"
"알수는 없습니다만 ,아마 잡아 죽인다해도 응할 사람이 아닐겁니다 "
"허....."
임금은 한숨이 나왔다.
육거가 다시 아뢴다 .
"안류가 천거한 을파소라는 인물을 눈여겨 보십시요"
왕은 사자 서충(徐忠)을 시켜 을파소를 불러 오라고 하였다 .
서충은 다물곡 이웃 동네인 마곡곡(麻谷谷)에 사는 신하로 을파소와 어려서 같이 글공부를 한 사이였으나 서충이 벼슬을 한후에는 거의 잊고 있는 사람이었다.
마침 을파소가 책을 읽다가 잠이 깜빡 들었는데 서충이 을파소의집에 도착하였다 .
서충은 을파소가 잠이 깨기를 기다렸다가 사동을 시켜 왕의지시로 찾아 왔다는것을 알리었다 .
"이녀석아 ,손님이 오셨거든 일찍 깨울 일이지 ..."
을파소는 내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와 서충을 마지한다 .
서충은 어렸을때 글방에서 잠간 보았을 뿐 을파소를 처음 본다 .
듣던대로 을파소는 키가 구척이오,얼굴 훤출하며 첫 눈에 확들어 온 고결함이 눈에 들어온다.
서충이 마루에 올라 절하며 말한다 .
"이웃동네에 사시면서 인사가 별로 없이 지내어 송구스럽습니다 .용서하십시요"
을파소가 답례한다 .
"국사를 다루는 큰일을 하시는 바쁘신 분이 나같은 별 볼일 없는 우거인(愚居人)을 찾아오시니 어쩐 일이십니까?"
"무슨 겸손의 말씀이십니까? 일찌기 초야에묻혀 글 공부에만 전념 하신다는 말씀은 많이듣고 있었읍니다만 오늘 이렇게 뵈오니 그동안 찾아 뵙지 못한 것을 용서하십시요"
주인과 객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사동이 차를 날라온다 .
을파소가 차를 권하며 말한다 .
"어떻게 이런 우거(寓居)를 방문하셨는지 ..."
"어제 현봉선생을 임금께서 불러 국사에 참여 할것을 부탁 했는데 너무나 사양하여 임끔께서 난감해 하던중 그분이 선생을 추천하므로 왕께서 그동안 현재(賢材)에 무심했던 일을 생각하시고 선생을 제가 직접 나서서 모셔 오라 하여 왔습니다"
".................."
을파소가 잠시 말을 않자 서충이 다시 권한다 .
" 대왕께서 말씀이 계셨으니 조정에 나가주시지요"
"대왕께서 저 같이 어리석은 농부를 불러주신다니 황공무지합니다.하지만 대왕께서 백성을 걱정하고 나라를 걱정 하시는 심정은 깊이 이해 하나 제가 재주가 없어 사자께서 찾아와 주신 뜻에 보답할 능력이 없어 부끄럽습니다"
서충이 이말을 받아 말을 잇는다 .
"현봉 선생의 말씀이 헛되겠습니까? 선생께서는 왕의 명령 이라고 생각 마시고 저같이 못난 대신이 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 하시고 조정에 나가 주시지요"
"현봉선생이야 워낙 높은 선비들이시지 만 저야 한낱 농부에 불과 합니다 ."
을파소가 극구 사양한다 .
"지금 나라에는 그동안 좌가려나 어비류 같은 역적들이 나라를 어지럽혀 온 나라가 살기 어려워 대왕께서한번 나라를 바로 잡으려는 시기에 선생 같은 분을 찾고 있는것입니다.선생께서는 세상을 건질 재능을 가지고 계시면서 어찌하여 이런 골짜기에서 세월만 낭비하려 하십니까 ?. 고구려의 장래를 생각하시어 나와 주십시요"
을파소는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서선생께서는 지금 고구려가 당장 해야 할일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오?"
"국척(國戚)들의 전횡을 척결하고 백성들을 잘살게 하려는것이지요 "
'"지금 조정에서는 조신(朝臣)들이 임금을 뒤로하고 겉으로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사리 사욕을 채우고 있는것을 잘압니다. 그러한 진흙탕에 제가 들어가서 어찌하라는 말씀 입니까? 저는 세상의 대의를 분간 할줄도 모르고 능력도 부족하여 뜻을 이룰수 없는 사람입니다. "
"무슨 겸손의 말씀이십니까? 이렇게 어지러운 시대를 이런 산속에서 허송 세월 하시곘습니까 ? 일단 대왕께 나가시어 못 마땅하면 돌아 가시면 될것 아닙니까? 고국천왕은 다른왕과는 틀리신분입니다 . 대왕의 말을 듣지 않는다하여 처벌이나 할 폭군이아닙니다 "
"..............."
을파소는 계속 벋히지 못하고 왕이 보낸 수레를 타고 일단 입궐한다 .
임금이 을파소를 보자 첫눈에 을파소의 모습에 마음이 동한다
왕은 을파소를 반기었다 .
"현봉선생이 그대를 천거하여 오시라했소 , 내 임금이 된지 얼마 되지 않으나 그동안 곪을 대로 곪은 이 나라를 대 수술하고 백성들을 잘살게 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데 나를 도와 주십시요."
을파소가 대답한다 .
"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을 불러 주시니 황공무지 하옵니다 .대왕께서 나라와 백성을 걱정 하시고 백성들이 잘살게 하시려는 것은 짐작 되오나 저에게는 능력이 없어 부끄럽습니다"
"허...안유 선생의 말씀이 어찌 헛된 말씀이 되겠소? 과인을 버리지 말고 도와주시오"
"시골의 농부가 무엇을 안다고 천하를 논하겠습니까? 생각을 걷우워 주십시요"
왕은 을파소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 실망했다.
(뜻있는 현자들은 모두 피하고 물욕에 가득찬 간신배 들은 이제나 저제나 임금의눈치만 살피는 세상.....)
왕은 일단 을파소를 돌려 보내었다 .
그리고 을파소의 동의도 없이 중외대부 벼슬을 내린다 .중외대부라면 별로 중책이 아닌 직책이었다 .
을파소는 벼슬을 제수 받고도 조정 어전 회의에 전혀 등청 않는다
왕이 육거에게 묻는다 .
"무엇이 못 마땅하여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가?"
육거가 말한다 .
"전하,한나라가 어떤 대업을 이루려 한다든지 ,한나라를 지켜 나가려면 무엇보다도 유능한 인물을얻어야 합니다.
뛰어난인물은 마치 나무 줄기와 같이 중추가 되는 존재이며 백성들은 그 줄기를 기르기위한 뿌리와 같은 존재입니다.
싱싱 한줄기가 있고 이를 뒷 밭침하는 뿌리가 있어야 비로소 바른 정치가 이루어지고 백성들의 불평 불만이 나오지 않는것입니다.
대저 큰일을 할사람은 물욕에 담백하여 청렴하고 마음이 냉정하며 사람을 포용 할만한 도량이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좋은의견을 받아 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주위 나라에대한 사정에 밝아야 하고 국내 지정학적 지식도 밝아야 합니다 .
따라서 지금 고구려는 빛과 소금같은 인물이 필요합니다 .
전하.
을파소는 중외 대부로 머물 사람이 아닙니다 . 그런 재목을 그런 하찮은 직책을 주시어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대신들의 반발이 우려 되어 그런것이오"
왕은 대신들의 반발 이 두려웠던것이다 .
"전하 , 대신 들이란 대신 같은 자들이어야 합니다 . 그런자들은 사리사욕에 억매어 모든 고구려 법을 자기에게 유리 하도록만 왜곡만 하려는자들이 무슨 대신이옵니까?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위태롭게 하는 간신같은자들을 멀리하지 않으면 장차 이 나라는 큰 변고를 달할지모릅니다 ."
신랄하게 설파하는 육거의 말에 왕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
"그러면 태대형 생각은 어떠시오?"
"과감하게 을파소를 국상으로 영입하여 국정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
" 국상이라......"
다음날 고국천왕은 을파소를 전격적으로 국상(총리)으로 임명한다 .
예상대로 을파소의 국상 임명에 대하여 조신들(朝臣)과 척신들이 반대 하기 시작하였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