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류와 좌가려는 자기들을 내쫓으려는 고국천왕을 죽이려는 음모를 실천에 옮기기로 하였다.
그러나 가만히 있기만 할 왕이 아니었다.

재빨리 군사를 동원하여 이들을 체포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
" 지체 말고 좌가려,어비류를 체포하여 대령하라 "
왕의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군사들이 좌가려와 어비류가 사병을 동원 하기전에 두사람의 집을 포위 하였다 .

좌가려는 미처 손 쓰기 전에 도착한 군사들의 위세에 놀라 뒷문을 열고 도망친다 .
좌가려와 어비류는 그날 밤 모두 체포되었다 .
고국천왕은 붙잡혀 온 반란 무리를 용상에서 내려다 보며 영을 내렸다.
"중외대부 ,평자, 이러한 지위를 너희들에게 주었거늘 직위를 남용하여 평소 양민의 재산을 착취 하고 있었음을 내 익히 알고 있었다. 너희들은 관복을 입은 도둑이다. 그동안 너희들은 권한을 남용하여 뇌물을 받고 불공평한 법 집행을 다반사였느니라 . 그뿐만아니라 이번에는 모반 까지 일으키었으니 이를 용납 할수 없느니라. 이 자들을 당장 목을 베어라 "

어비류와 좌가려의 일당을 쓸어 버린 고국천왕은 어전 회의를 개최한다 .
"최근 시중에 돌아다는 말중에 개는 믿고 살아도 상전은 못믿고 산다는 말이있으며 부자 하나면 세 동네가 망한다 는 말을 들었소 , 과인은 이 말들 속에서 몇가지 느낀점이 있어 말하겠소 .여러분들은 나라의 녹을 받아 먹고 백성들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안심하고 자유롭게 살아 가게 하여야 할 사람들이 아니오? .
나는 이렇게 생각하오,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하늘과 백성의 여론에 따라 백성들의 부모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수양하여 이를 성실히 집행하여야 나라가 옳바로 서는것이라 생각하오 .
그동안 패자 어비류나 평자 좌가려는 권력을 남용하여 나라를 어지럽히었는바 죄값을 치루고 처단 되었소 , 백성들이 나라를 믿지 못하고 정치 권력을 얻었다고 물욕에눈이어두어 못된 짓을 하고도 모자라 과인에게 반기까지 들었으니 장차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소?
이 모든것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임금인 나에게 모든 책임이있소 .옛말에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충신도있게 마련이라고 하였소 따라서 사부(四部)에서는 어질고 착한 재하자(在下者)를 천거 하도록하오"
고국천왕은 나라안에 숨어있는 어질고 슬기로운 인물을 고르려 했던것이다.

이에 대신들은 한 뜻이되어 동부(東部)의 안류(安留)를 천거했다 .
"신들이 알아 보니 동부의 안류 같은 분이 다시 없는줄로 아옵니다"
"안류가 어떤 사람이오?"
"동부에 있는 안류는 세상을 등지고 살며 오로지 학문에 젖어 있는 현자 (賢者)로서 사람이 정직하며 행동을 바로하여 인근 고을에서 백성들로 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
"그럼 불러들이오"
안류는 영문도 모르고 궁궐로 들어왔다

왕은 안류에게 독대 한후 몇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대는 나라가 옳바로 세우려면 무엇이 근본이라고 생각 하시오? 길게 얘기 말고 단 한자로 말해보시오""
"예(禮)라고 생각합니다 "
"어째서요?"
"예는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것입니다."
"행동을 제멋대로 하는자에게도 자신만 낮춘다고 예가 되는것이오?"

"행동을 바르게하고 말은 도리에 맞게 하는것이 예의의 기본입니다"
"그런것이야 법으로 통제하면 되는것 아니오?"
"법은 누가 만듭니까?"
"물론 과인의 말이 법이지요"
"법을 만드시는 임금께서 예를 안 지키시면 나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
왕은 안류와 설전에서 두손을 들었다 .

"내 그대에게 나랏일을 맡기고 싶은데 나를 도와 국정을 편안케해주시오"
그러나 안류는 허리를 굽혀 사양한다 .
"매우 고마우신 말씀이오나 신은 자격이없습니다 "
왕은 안류가 사양하자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

"사양말고 맡아주시오"
"전하, 사람이 예만 갖춘다고 만사가 다 해결되는것이 아니옵니다"
"그건 무슨 말씀이오?"
"옛말에 부자의 저승 보다 이승의 거지가 낫다고했습니다 . 사람이 살아 가려면 돈과 건강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지키려면 재능이 있어야합니다. 예를 뒷 받침하는것이 백성들에게 만족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해결하려는 재능이 저에게는 역부족입니다"
왕은 놀랬다 .벼슬 이라면 쌍심지를 돋구는 세상에 벼슬이 싫다니 ?
왕은 생각했다 .
(이 자가 현자가 아니면 바보렸다.)

왕은 되묻는다 .
"예에 앞 서는 것이 쉬운 말로 먹고사는 것이라는 말씀 이신가 본데 그런 일을 잘하는 재주 있는 사람이 어디 흔하겠소?"
"있습니다"
"그게 누구요?"
"서부 다물곡(茶勿谷)에 사는을파소(乙巴素)라는 인물이있습니다 ."
"허....그사람은 어떤 사람이오?"
"을파소란 사람은 유리왕때 대신이었던 을소(乙素)의 손자로서 성품과 지혜가뛰어나며 겸손하고 학문이 깊은 사람으로 초야에 묻혀 사는 양심적인 인물입니다 "

왕은 안류의 완강한 사양을 함으로 일단 돌려 보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