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왕은 치희와 사랑에 빠져 중전과 화희의 침소에는 얼씬도 않았다 . 유리왕은 치희의 미모에 어찌나 반했던지 마침내 "이제 부터 치희를 치비(雉妃) 로 부르고 모든 예우를 왕후에 준해서 하라" 고 명령 까지 내리었다
묵거가 아뢴다 "대왕 전하, 대왕께서는 어떻게하여 한인(漢人)을 후궁으로 맞아 들이 셨으며 게다가 후궁을 왕후 대우 까지 하라 하십니까?." 그러자 유리왕이 화를 벌컥 낸다 "치희는 내가 위기에 처했을때 나를 구한 여인이오 .그런 생명의 은인을 어찌 왕후 대우를 하지 않을수 있다는 말이오 .나를 구해준 은인이 고구려인 이면 어떻고 한인(漢人)이면 어떻다는 얘기요?" 그러자 중전 송씨가 옆에 있다가 의외로 "치희는 내가 들어 오라 하였소 ,대왕의 말씀 대로 생명의 은인을 못 본척 하는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오 .대왕을 모시는 여자가 고구려인 이면 어떻고 한인 이면 어떻소?" 하고 거든다
묵거는 중전이 이렇게 까지 나오는데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 이리 하여 치희는 별궁 치비(雉妃)라는 칭호를 받으며 하루 아침에 왕의 총애를 독차지하게 되었다
새봄이왔다 유리왕은 치희와 함께 궁전 뒷 뜰을 걷고있었다 .유리왕은 길가에서 꽃 한송이를 꺾어 치희의 머리에 꽂아 주며 말한다 "치비 , 그대가 저 꽃밭 안에 들어가 서 있는 다면 과연 그 꽃과 그대가 무엇이다르겠나 ? " 이말에 치희의 얼굴은 홍조를 띄우며 살며시 미소를 띄운다 "대왕께서 어여삐 보아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 "하하 ,어여쁜 치희 ..." 하고왕은 치비를 살짝 안아준다
치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 지는 지금은 알수 없으되 유리 왕이 치희를 극진히 사랑했었다는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면 치희가 절세의 미인 임에는 틀림 없었던 모양이다.
한편 후궁 화희와 임금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려고 치희를 끌어들인 중전 송씨는 일언 반구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였다 . 반면 하루 아침에 왕이 찾아 주지 않는 후궁 화희는 몸이 다를 대로 달았으나 속수 무책이었다 . 치희는 왕이 자기만 찾자 양 왕후들로 부터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갖지 않을수 없었다 하루는 "마마 ,오늘은 몸이 불편 하오니 중전을 찾아 주십시요 " 하고 중전의 침소의 들기를 청하기 까지 하였다 ,또 다음날 임금이 치희를 찾자 이번에는 종전처럼 화비(禾妃)를 찾아 주라고 주청까지 하였다
될수있으면 중전과 화희의 눈총을 피해보려 하였기 때문이었다. (흠 ,여자들은 질투가 심하다는데 이런 여인이다 있다니 .....) 하고 임금은 치희의 착한 마음이 더 마음에들었다
그러나 두 여인은 치희와 달랐다 .임금이 어쩌다 가물에 콩나듯이 들리면 임금에게 치비를 좋지 않은 말만 늘어놓았다. 임금은 치희 아닌 두여인을 배려하는 치희와 그녀를 중상하는 화비(禾妃)말을 들으니 임금은 오히려 그러한 치희의 애틋한 마음에 이끌리어 그러면 그럴수록 치희에 대한 정이 더가는것이었다 .
치희에게는 중전 보다 투기의 눈초리를 놓지 않고 있는 화희가 더 무서웠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