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왕은 졸본땅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족들의 세력 다툼도 그랬지만 첫 왕비 송씨가 죽은 이후 후비로 맞은 화희와 같이 지나는 것도 실증이 났다 .
유리왕은 요즘 부쩍 사냥에 만 더 빠저 있었다 . 거의 매일 같이 수행원 몇명과 남 몰래 궁성을 빠저나와 사냥 하기가 일수였다 .그러던 어느날 사냥 도중 유리왕이 탄 말이 노루 사냥을 하다가 실수로 벼랑 밑으로 떨어지었다
깊은 산중이라 수행원들이 찾았으나 오리 무중이었다
유리왕이 번쩍 눈을 떠 주위를 돌아 보았을때는 낮선 방이었다 .네칸 넓이나 되는 방이었는데 네벽에는 그림과 글도 붙어 있었다 (여기가 어디란 말이냐?) 하고 유리왕은 눈을 두리번거리며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데 팔과 다리가 쑤신다 .유리왕은 항상 하던 대로 평상 사냥복에 노루를 쫓아 달리다가 말과 함께 벼랑으로 떨어진 생각은 나나 그외에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유리왕은 고개를 번쩍 들어 자기 머리 맡에 웬 젊은 여자가 앉아 있는 것은 보았으나 머리가 핑 돌아 다시 머리를 벼개에 뒤로하고 누웠다 . 머리 맡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수 없는 말로 지꺼리며 물그릇을 내민다 .여자의 목소리가 분명한데 소리가 좀 멀리 들린다
(아니 여기가 궁궐이 아니란 말인가? 이 여자는?) 순간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온몸이 쑤신다 . 다시 머리를 들어 여자를 보려 하였으나 고개가 돌아 가지 않는다 .분명이 궁궐은 아니었다 여자가 무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었다. (무슨 말인고?")
하고 눈을 뜨려하나 희미 할 뿐이었다 여자의 목소리만 가늘게 들리고 여자가 퍼 넣는숟가락의 물이 입술에 닿았다 .갑자기목이 말랐다 .물맛이 독특하고 속이 트이는것 같았다 여자는 유리왕이 입을 벌리는대로 물을 떠 넣었다. 몇 숟가락 받아 먹은 뒤 유리왕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내 저었다.여자는 떳던 물을 다시 그릇에 붓고 숟가락 놓는 소리가 들리었다 그러더니 자기 얼굴을 유리왕 얼굴에 가깝게 귀에다 대며 무어라고 지꺼린다 유리왕은 정신이 들자 "처녀, 여기는어디고 그대는 뉘인고?" 하고 묻는 말에 처녀는 대답은 않고 "아이고 이제 정신 차리셨군요" 한다 그때서야 유리왕은 노루를 쫓던 일과 말과 같이 이 벼랑으로 거꾸러진 생각이 났다 정신이 들어 여자를 보니 절색의 미인 처녀였다 유리왕은 자기가 고구려의 왕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달같고 꽃같은 처녀를 쳐다보며 "아가씨는 누구요?" 하고 다시 또 물었다 "내 이름은 치희(雉姬),아버지는 임둔군(臨屯郡)의 북정장군......" 하고 처녀는고개를 떨군다 임둔군이라면 지금의 중국 요녕성 요하 서쪽에 난하 동쪽사이에 있던 한(漢)의 군사기지였다 . 임둔군 지역은 중국인들이 말하는 동이(東夷) 족들이 살고 있는지역 이었으나 중국의한(漢)이 그 지역을 침략하여 동진하다가 요하에서 고구려군에게 저지를 당하면서 동쪽으로 확장을 못하고 군현을 세운곳이다 .소위 지배자가된 한족(漢族)들이 언어가 틀린 동이 토착민들을 읍군(邑君) ,읍장(邑長)으로 임명하여 이들에게 제한적인 자치를 허용하고 통치하는 지역이었다
지배자들인 이들은 임둔 외에도 낙랑(樂浪),현도(玄途),진번(辰番)등의 한군현을 두었다 . < 여기서 일부 사학자들이 주장하는 낙랑, 대방,진번, 임둔,이 지금의 한반도 황해도에설치 되었을것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 중국의 사기(史記)조선전에 의하면 지금의 중국 만주 요하 서쪽에 이들 한군현을 설치한것으로 되어있다>
이처녀가말하는 임둔군은 한족(漢族)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으로 중국 여인이었다. 다행히 지배 세력이었던 한족(漢族)은 중국어를 썻으나 피지배계급인 토착민들은 고구려와 같은 조선 말을 썼기때문에 지배 차원에서 고구려 말을 능란하게 썼다 . 유리왕은 중국인 처녀라는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히었다 "............" 유리왕도 한족에 대하여는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러나 나이 열여덟의 아침 이슬 같은 치희는 유리왕의 첫눈을 황홀하게하였다 유리왕이 이윽히 말이없다가 "내가 어떻게 여기를왔소?" 하고 말을 하였다 "산꼭대기 바위산에서 쿵하는소리를 듣고 나가 보니 말은 조금후 일어 났고 임자께서 정신을 잃고계시기에 아버님과 어머니가 방으로 모신것입니다 " "호, 고맙소 이곳은 고구려 땅인데 어찌하여 한족 처녀가 이런곳 까지 와서 산다는 말이오?" 이질문에 치희는 아버지가 한(漢)의 장수였었는데 임둔군의 북정장군으로 있을때 선비국과 싸움에서 패하고 한 황제로부터 책임추궁이 두려워 고민하던 아버지가 요하를 건너 고구려 땅으로 들어와 산속에 숨어 들어와 조용히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아버지가 패군지장(敗軍之將)라지만 이런 산속에 숨어 살 필요야 없지 않소?" "그러하오나 우리 한족은 고구려와 말과 풍속이 달라 같이 살수 없습니다" "부모님은 ...?" "약초를 구하러 나가셨습니다 " "고맙소 .하마트면 죽을뻔했구료 내 은혜를 잊지 않으리다 "
유리왕은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고 다음에부모님을 닷; 찾아 뵙겠다고 하고 말을 타고 궁성으로 들어왔다 한동안 왕의실종으로 놀랐던 조정은 모두 왕이 부상 정도가경미하게 나타 난데 대하여 모두 안도하였다 .대신들도 왕이 어떻게하여 죽지 않고 살아 왔는지 대충 듣고 모두 기특하게 생각하였다
다음날 유리왕은 궁궐로 돌아 와서 자꾸만 그 중국인 처녀가 떠 올라 잠을 이룰수가없었다. (하, 이상하다 .이것도 인연인가?") 유리왕은 수행원을 데리고 다시 치희의집을 찾았다 .이번에는 왕의 신분으로 집을찾아간것이다 놀란 것은 치희의 부모들이었다 .혹시 자기 신분이 발각이 되어 잡으러 오는것으로 알았던 것이었다 임금이 찾아 왔다는 말에 머리를 읍조리고 감히 유리왕을 쳐다 보지못한다 "고개를 들라" 유리왕이 말하자 치희와 부모는 놀라는기색을 지었다
치희의 부모들이 그때서야 부상 당했던사람이 왕이었다는데 놀랐고 왕으로 모시어 대접했다 .유리왕은 자기를 구해 준은인이라는 답례로 금패물을 하사했다 그후 유리왕은 사냥 할때 마다 그집에 들려 수라를 들고 궁궐로 돌아왔다 오리가 이 사실을 듣고 협부와 상의한다
'임금께서 치희라는 처녀의 집에 자주 드나 드시는 모양인데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 왕비나 후궁이있는데 더구나 한족의 딸을 궁녀로 끌어 드리면 않되지요" 하고 임금에게 소문이 좋지 않으니 발걸음을 중지토록 간언한다 왕은 치희의 아름다움을 잊을수가 없었으나 대신들과 공신들의 만류로 발걸음이 뜸해지었다
어찌 된일인지 이 일이 있은후 부쩍 최근 들어 유리왕은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있었다 .한가지 달라진것이 있다면 후궁인 화희의 별궁에서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 는것이다. 중전 송씨가 몸 달수밖에 없었다 (괫심한것 ,여우 같은 짓으로 임금을 유혹해?) 중전 송씨의 투기는 극에달했다 중전은 친정오빠인 송길과 상의하였다 "동생, 상감이 내방에 전혀 들지않고 화희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않으니 어쩌면 좋곘니?" "얼마 지나면 떨어 지겠지요" "붙고 떨어지고가 문제가 아니야 .장차 도절 아니면 해명이 태자가 되어야 할 입장인데 화희 아들 구명이 태자로 임명 되면 큰일 아니냐?" "그래도 장유유서가 있는 것인데..." "그것이 언제 지켜지드냐? 여우 같은것이 상감을 꼬득여 제자식 구명을 태자로 세울 속셈이야" "설마...." "그런 소리 하지말아 틀림 없이 태자 자리를 그년 한테 뺏긴다니까..." "누님 , 제가 계교가 있는데요 " "그게 뭔데 " "상감과 화희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면 되는것이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제가 하자는 대로 하십시요" "말해보거라" "요사이 말을 들으니까 왕께서 중국여인의 집에 자주 드나든다는 말이 있습죠" "먼저 상감께서 사냥을 나갔다가 말과 벼랑에서떨어저 구사일생으로 살려 준 집얘기냐?" "바로 그겁니다 .그집처녀가 임금을 구해 주었다는군요...그애를 끌어 들여 귀인을삼고 왕의 수청을 들라하면 자연히 임금께서 화희와의 관계가 소원해 지지 않겠습니까?" 이말에 중전은 탄복했다 "좋은 생각이야 .설사 그 처녀가 들어와 상감의 총애를 받는다 해도 왕자가 없을뿐 아니라 중국인인데 그몸에서 난 자식을 태자로 삼을수는 없지 ...."
다음날 중전이 유리왕을 찾아간다 "대왕 마마 듣기에 일전에 사냥을 나가셨다가 극진히 간호해준 처자가 있다는데 궁으로 데리고 들어와 있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 대신들과 왕비가 반대 할것 같아 그동안 그런생각을 접어두고있던 왕의 가슴에 다시불이 타 올랐다 "그렇게하오" 왕이답하자 왕비는 그 날자로 치희를 궁성으로 끌어 들이고 따로 별궁 까지 내주었다 . 왕은 좋아라고 치희와 단꿈에 빠저 있는동안 왕비는 미소를 짓고 있었고 화희는 영문도 모르고 왕이 자기 별궁을 떠나 치희라는 중국여인에 빠저있자 울화통이 치밀었다 화희는 중전의 장난인지도 모르고 새롭게 나타난 아름답고 순수한 치희에 대하여만 이를 박박 갈았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