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왕비송씨를 잃고나자 쓸슬한 마음을 아들 도절(都切)에게 쏟았다 .그런데 장차 태자가 될 도절은 잔병이 많아 항상 어의가 붙어 살다 시피 하였다 . 동명왕때 비류국왕으로 있다가 다물후로 책정 되어 있던 송양은 큰 딸이 아이를 낳다가 죽자 두째 딸을 궁중에 들여 보내어 도절 왕자를 돌 보게하였다 .
임금은 그렇지 않아도 왕자를 사랑으로 키울것이 걱정 되던 참에 처제가 와서 돌보는데 마음의 안정을 어느정도 가질수 있었다 . 유리왕은 왕자가 잘 자라는지 보는것이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었지만 왕비가 없는 왕에게는 잠시 뿐이었다 .왕은 정사에는 관심없고 산에 다니며 사냥 하는 데만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오이(烏伊)가 마리(摩離)에게 상의한다 "임금께서는 요즈음 정사에는 마음이 없고 사냥만 자주 다니시니 왕비가 돌아 가신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하오만 ,어디 마땅한 규수감이 쉽지 않습니다 " "저에게 생각은 있습니다 만" "지금 왕자를 돌 보고 있는 송양의 두째 딸이 어떻겠습니까?" "................"
마리의 말에 오이가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당시 고구려 풍속은 자매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두째가 형부에게 시집 가서 대를 잇는것이 허다 했기 때문이었다 "송양 다물후와 임금의 의중이 어떠신지 알아 본 다음 성사시킵시다. 우선 왕자를 무사히 키우는게 급선무가 아니겠습니까? "
왕자를 돌보고 있던 송양의 두번째 딸은 자연스럽게 유리왕의 두번째 왕비가된다.
언니 다음으로 왕비가된 두번째 부인 송씨는 어질기만 했던 언니와는사뭇 다른 성격이었다. 인물이나 마음 씀씀이 언니만 못하였다 .게다가 조카인 도절도 도절 이었지만 자기도 아들을 낳아 어엿하게 왕자 대열에 끼우겠다는 야심이 움트기시작 한것이다 .
왕은 죽은 첫 부인을 잊지 못하고, 새 왕비가된 처제에게 마음을 쏟지 못하고 있었다 .왕비로 맞아 들였어도 한 여인으로서의 왕비로 대하기 보다도 첫 부인의 동생 같은 마음이 들어 발걸음이 뜸해질수 밖에 없었던것이다.
왕이 정사에는 관심 없고 이삼일씩 사냥만 다니고 있자 애 먹는것은 한두사람이아니었다 .우선 정사를 맡아보는 대신들이 그랬다. 이때 고구려는 사방의 강적이 고구려를 틈만나면 공격 하려고 하고있었다 .북쪽의 부여와 서쪽의 한(漢), 동북쪽에 말갈족의잔당이 호시 탐탐 노리고있었다
무골(武骨)이 협부에게 왕의 이러한 태도에 대하여 서로 걱정한다 "매양 사냥만 다니면 정사는 언제 보려고 저러신다는 말이요 큰일이외다?" "당장 골천(骨川)의 성주 달거(達居)가 부여와 너무 가깝게 지내고있는데 이자가 부여왕 대소와 야합만 한다면 우리 고구려가 군사적으로 중요한 거점을 부여에 넘겨줄 우려가 있는데 큰일입니다 " "왕께 아뢰어 달거를 치도록 하지요" 무골은 이말에 할말이 막히었다. 왕이 최근 정사를 돌보지 않고 사냥이나 다니고 있는처지에 군사를 동원 한다는것은 꿈 같은 얘기였다 .
협부도 무골의 생각과 다를바 없었다 "함부로 군사를 동원할수 없습니다 . 달거가 현재는 고구려와 부여의 눈치만 보고있는데 우리가 군사를 동원 하면 부여에 붙어 버릴 염려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부여로서는 힘안드리고 중요한 군사 요충지를 얻는 셈이되고 우리는 반대로 잃게됩니다 " 협부의 말에 무골은 난감 해한다
협부가 말한다 "저에게 계교가있기는 합니다만 ..." "말씀해 보시오" " 달거의 딸을 임금의 후비로 삼아 그가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것입니다 " 무골이 협부의 말에 감동한다 "허...거 참 좋은 생각이오 "
이렇게하여 유리왕은 처제인 송씨 이외에 화희 (禾姬)라는 후비를 맞이한다
고구려로서는 유리왕의 지지 기반을, 전쟁이라는 수단을 거치지 않고 얻은 셈이었다 왕은 화희를 맞이 하자 그녀에게 만 마음을 쏟고 역시 정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자연히 정부인인 중전 송씨가 달가워 할리가 만무였다 왕이 화희에게 마음을 쏟고 있는동안 두 여인사이에는 자식들이 줄줄이 태어났다 왕후 송씨에게는 해명, 무휼, 해색주,라는 아들과 여진이라는 딸을 두었고 화희에게도 구명이라는 아들이 태어났다 유리왕은 많은 자식들의 갈등을 사전에 막기 위하여 큰 아들 도절을 태자로 삼으려하였다 한편 유리왕은 왕후 송씨 보다도 화희를 더 사랑하게 되자 송씨는 더이상 이것을 두고보지못하고 안절 부절 못한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