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이야기(89회)-민승호 사건-

by 5443738 posted Jan 01, 1970 Views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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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고종은 마침내 친정을 하겠다는 칙령(勅令)을 발표 하고야 말았다 .
대원군은 이 놀라운 소식을 듣고 경복궁으로 달려갔다.
경복궁에는 삼엄하게 군사들이 경비 하고 있었다 대원군이 말에서 내려 들어 가려하자 군사가 앞을 막았다
"못들어가십니다"
"이놈 내가 누군지아느냐?"
"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어명입니다"
" 이놈이 ....."
대원군이 병사를 밀치고 들어 가려하자 수문장이 나섰다
" 누구든지 들어 오시지 말라는 분부요"
"..........."

11월의 찬 바람이 대원군의 온몸을 스산하게 하였다 .임금의 명령이라니 대원군도 어쩔수가 없었다 .그는 도리 없이 발길을 돌렸다.
그는 조용히 곧은 골 산장으로 돌아가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가 좋아 하던 난초 그리기에만 열중 하였다.

그해 12월 달이었다
민비가 기거하는 자경전에 느닷 없는 큰 불이났다 .이 화재 사건으로 자경전을 비롯한 궁궐 400 칸이 불에 탔다 . 왕실은 또 다시 경복궁을 떠나 창덕궁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이 사건을 두고 항간에는 이상한 말이 돌았다
"아마 이화재 사건은 대원군의 짓일거야...."

다음해 2 월 민비는 왕자를 생산했다.궁중에서는 모처럼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
나라에서는 이를 경축 하기 위해 특별히 과거를 실시하고 죄수들에게는 형량을 감해 주었으며 관물헌에서는 왕자 까지 보여주며 요란하 였지만 정작 대원군에게는 알리지도않았다.

그런데 왕자가 마마가 걸리고 말았다
당황한것은 민비였다 .첫 아들을 잃은 슬픔이 되 삭이기 전에 또 다른 아들 마저 잃는다면 그 보다 더 큰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녀는 하지도 않던 궁중 치성과 굿 까지 하면서 왕자의 안녕을 빌었다
굿하는데도 엄청난 돈이 들어 내탕금이 달리자 나랏 돈까지 끌어다 썼다
대원군이 금지 시켰던 서원도 점차 복원되기도 했다
이 소문을 대원군이 못 들을리가 없없었다.

대원군은 울화를 씹으며 곧은 골 산장에서 난초 그리기에만 열중하고있었다.
장령 손영로가 나라돼 가는꼴이 안타깝다며 대원군을 다시 옹립하여 개혁을 계속해야한다고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손영로는 옥에 갇히고 말았다.

곧은 골에는 그동안 10 년동안 대원군을 따르던 무리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대감 나라 꼴이 꼴 불견입니다..."
대원군은 지긋이 눈을감고 있다가 붓을 들고 난을 그리기시작했다
"개혁은 어찌 되었느냐?"
"옛날로 되 돌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개혁은 지속해야지..."
대원군은 자기가 이루어 놓은 그동안의 실정은 아직도 반성 하지 않고 개혁이라는 명분만 내 세우고있었다 .

'백성들은 살기가 어떻다냐?"
" 재정이 바닥나 돈을 너무 많이 찍어 내어 돈 가치가 말이 아닙니다.물가가 천정 부지로 올라 살기가 보통 어려운게 아닙니다. "
물가를 올려놓고 당백전을 찍어낸 사람은 대원군이었다 . 그러나 대원군을 쫓아 다니는 무리들은 이게 모두 대원군이 정치에서 손을 떼었기 때문이라는것이었다.
"장령 손영로가 나라 돼 가는 꼴에 속상해서 대감을 다시 모시자고 상소 했다가 옥에 갇히었다합니다"
"........."
손영로는 대원군의 충직한 부하였다
"대감 그냥 두고 보시겠습니까?"
아까 부터 말 없이 난만 그리고 있는것이 답답한지 다그치자 그때서야 입을 열었다 .
"누구 농간이지?"
"민가 놈들의 우두머리 민승호이지요"
"그놈 어수룩한 놈인줄 알았더니 이제 임금의 머리위에 올라 앉으려 드는구나 "
"어수룩하다니오 .그놈이 중전을 찾아가 사사건건 꼬드겨 나라가 이 모양입니다 .최익현의 첫 상소문을 받고 그놈을 하루아침에 호조참판으로 추천한것도 그놈입니다. "
10 여년 동안을 건달 노릇으로 대원군의 그늘에서 대원군을 도와온 무리들은 병조판서 민승호를 제거할 음모를 꾸미기시작했다

"그놈을 처치할갑쇼?"
" 민승호가 천하의 병조 판서인데 자네들이 어떻게 하겠다는건가? "
"걱정마십시요 .방법이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부는 정초였다
장안의 세도가 민승호의 집에 중이 한사람이 찾아왔다 .
"이집이 병조판서 댁인가요"
"그렇소만 댁은 어디서온 스님이시오?"
"우리 주지스님께서 병판을 잘 알고계시온데 이 복(福)상자를 갖다 올리라고 해서 왔습니다"
하인은 복상자를 민승호에게 전달했다
민승호가 복상자를 여는 순간
"꽝"
하는 폭음과 함께 복상자가 폭팔하고 민승호와 그 일가족은 모두 폭사했다.

"누가 그따위 짓을 했을까?"
"대원군의 짓이겠지 "
항간에는 대원군이 한짓으로 수군거렸다 .민비도 대략 대원군의 짓일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고종은 누구의 짓인가를 조사 하라고 지시했다.그러나 폭팔 해버린 현장에는 증거물이 하나도 없었다 민승호와 그가족 하인까지 모두 죽었으니 증거가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다고 증거없이 대원군의 졸개들을 잡아 들일수는 없었다
민비는 의론 상대가없어지자 평소에 눈여겨 보아두었던 민태호의 아들 민영익을 불러들였다
" 조카는 민승호대감 사건의 주동자가 누구로 생각하느냐?"
" 저의 생각도 그렇지만 모두들 대원위 대감의 짓이라고 들었습니다"
" 설마 대감께서 직접 그렇겠느냐 "
"대원위 대감 주위에서 과잉충성하는 졸개들이 문제입니다 "
"누가 주동자이냐"
"저의 생각으로는 폭탄을 설치할수 있는자는 대원군의 신임을 받고 벼슬길에 오른사람중에서 진주병사로 가있는 신철균이 떠오릅니다"
"대원군의 심복이라.... 폭탄을 다룰수있는자이고...그리고 진주 병사라.... 아무래도 그쪽을 잡아들여 심문 해봐야 되지않을까?"
"그놈을 잡아들여도 철저하게 부인할것입니다 .애매하게 잡혀 왔다할것이므로 직접 잡아들이면 오해 받기 쉽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
"그 놈들은 항상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그래서 함부로 불지않습니다 "
"그러면..."
" 옛말에 의리가 끊어지고 사이가 끊어지는것은 돈때문이라고 했습니다 "
"그런말은 있지..."
"대원위 대감 측근 중에서 한놈을 돈으로 매수, 놈들간의 의리를 배신 토록하여 신철균을 범인이라고 실토만 하게 하면 일단 잡아들일 명분은 됩니다. 그다음 신철균이가 범인이고 아니고는 다음 문제이고 그자를 심문하면 대원위 대감측에서 가슴이 서늘해질것입니다 "
" 조카, 어디서 그런 머리가 나오는가 ?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걱정마십시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다음날 신철균은 이번 폭탄사건의 주모자로 붓뜰려왔다
"네이놈 국가의 녹을 받아먹고있는 놈이 너의 상관인 병조판서를 그렇게 무참히 살해할수있느냐?"
하고심문하자 신철균은 예상대로 부인했다
"네이놈 네가 주동했다는 증거가 있다 "
이자리에 대원군의 부하라고 자칭하는 자가 나와서 범행을 모의 하는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그래도 아니라고 했느냐?"
"절대 그런일이없소이다 "
"아니이놈이 너는 무기를 다루는 병사가 아니더냐 ? 폭탄은 아무나 다룰수 없거늘 ....끝까지 부인하는구나"
신철균은 끝내 대역죄를 뒤집어쓰고 죽음을 당하였다.
신철균은 이번 폭탄 사건과는 관련 여부가 확실히 판결 되지 않은채 대원군의 신임을 받고 벼슬길에 오른 사람이라는 이유로 더 미움을 받고 죽임을 당한것이다 .

대원군은 이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초만 화폭에 그리고 있었다.
민승호가 죽자 이 사건을 계기로 민비는 새로 나타난 민영익을 신임하여 항상 의론 상대로 두었다 .
민영익은 젊고 똑똑한 조카였다.

바야흐로 대원군의 10 년세도가 무너지고 민씨들의 세상이 도래한것이다.
대원군이 세자로 밀었던 완화군과 귀인 이씨도 이유없이 죽었는데 누구도 그이유를 캐려는 사람이없었다
고종의 친정은 국가 권력이 왕비 민씨들 친척의 손아귀로 들어 가고 있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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