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imeCon-일본문화침투의 사례

by hyounglee posted Jan 01, 1970 Views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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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 월 마지막 주말이 되면 San Jose 의 다운타운은 형형색색의 의상을 차려입은 젊은이들로

붐빈다. 1994 년부터 시작된 FanimeCon 이라는 만화를 주제로 한 대규모 컨퍼런스가 San Jose

Convention Center 에서 4 일동안 열리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Anime Resource Group 이 주관하는

일종의 축제이지만, 행사의 내용을 보면 일본 만화 문화가 깊숙히 침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참가가들은 일본 만화 주인공들의 의상을 입고, 만화 주인공의 행동을 흉내 낸다.

최근들어 미국과 유럽의 만화나 영화 주인공의 의상을 입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일본 만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이들 미국인 참가자들이 일본의 문화에 대하여 깊이 알지는 못하더라도 일본식의 의상과 행동,

말투를 흉내 내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본의 문화에 친근감을 갖게 되고, 나아가 일본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게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미국 서부에 FanimeCon 이 있다면 동부에는 Katsucon 이 있고, 또 미국의 여러 도시들에서는

cosplay 라는 유사한 행사가 많이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 문화가 미국 전역에 얼마나 잘

침투해 있는 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이런 행사들이 형식적으로는 미국 내의 미국인 단체 주관으로 열리지만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일본의 문화 침투는 일본 정부가 겉으로

나서지 않고 일본 기업들이나 단체들이 미국의 단체들을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이며 체계적인 지원이 없이는 이런 행사들이 제대로 자리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가 자주 있다.

우리나라의 정부나 기업, 단체들이 하는 일을 보며, 일본인들이 한 일과 비교해 보면 한마디로

아마츄어와 프로를 보는 것 같다. 프로는 요란하게 소문을 내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도록 일을 한다. 그리고 결과가 확실하며 오래 효과가 지속된다. 우리나라가 하는 일을

보면 즉흥적이고 단편적이다. 갑자기 요란했다가 곧 사라진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그리고

명확한 목표를 가진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것이다.

일본 문화가 실리콘밸리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 마음이 불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가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멀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계속 누른다.

(//blog.naver.com/ny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