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블로그

1970.01.01 09:33

목마와 숙녀..

조회 수 2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목마와 숙녀

                                      박 인 환 詩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숙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고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등대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雜誌)의 표지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서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용마산 산책길에서 만난 박인환..
30세전에 벌써 인생을 알았다..

 




 






      1. 01Jan

        목마와 숙녀..

        Date1970.01.01 Bypanicys Reply0
        Read More
      2. 01Jan

        [동영상] 'White Christmas' - 토니 베네트 &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

        Date1970.01.01 Bytespresso Reply0
        Read More
      3. 01Jan

        [동영상] 조 수 미 - '선 구 자'

        Date1970.01.01 Bytespresso Reply0
        Read More
      4. 01Jan

        (컨츄리) Okie From Muskogee - Merle Haggard

        Date1970.01.01 By우면산 Reply0
        Read More
      5. 01Jan

        못말리는 모정

        Date1970.01.01 Bykhwi12 Reply0
        Read More
      6. 01Jan

        Merry Christmas !!

        Date1970.01.01 Bykpsung Reply0
        Read More
      7. 01Jan

        사랑해요. 어머니 ~ (꾸며보았습니다.)

        Date1970.01.01 Bypanicys Reply0
        Read More
      8. 01Jan

        사랑해요, 어머니! (꾸며 보았습니다.)

        Date1970.01.01 Bypanicys Reply0
        Read More
      9. 01Jan

        사랑해요, 어머니

        Date1970.01.01 Byheyhelena Reply0
        Read More
      10. 01Jan

        Merry Christmas ~~ !!

        Date1970.01.01 Bykpsung Reply1
        Read More
      11. 01Jan

        Happy New Year ~~ !!

        Date1970.01.01 Bykpsung Reply0
        Read More
      12. 01Jan

        청량리 스케치(2)

        Date1970.01.01 Bynopco Reply0
        Read More
      13. 01Jan

        뉴욕동창회 신년하례회

        Date1970.01.01 Byjwlee Reply0
        Read More
      14. 01Jan

        뉴욕총회안내

        Date1970.01.01 Byiljoonkwon Reply3
        Read More
      15. 01Jan

        설야 - 이외수

        Date1970.01.01 By우면산 Reply0
        Read More
      16. 01Jan

        Winter Light / Linda Ronstadt

        Date1970.01.01 Bycho6090 Reply2
        Read More
      17. 01Jan

        [동영상] 슈베르트 '보리수' / '넘쳐 흐르는 눈물' - Br. 피셔 디스카우

        Date1970.01.01 Bytespresso Reply0
        Read More
      18. 01Jan

        [동영상] 나훈아의 열창 2곡 (2002) - 청춘을 돌려다오 / 배신자

        Date1970.01.01 Bytespresso Reply0
        Read More
      19. 01Jan

        청량리 스케치(1)

        Date1970.01.01 Bynopco Reply0
        Read More
      20. 01Jan

        기수랑 구형이랑 ~~♡

        Date1970.01.01 Bykpsung Reply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 241 Next
      /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