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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33

못말리는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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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밖에 없는 애지중지 보물단지 같은 내 아들을 군대라는 곳, 그것도 진주라 천리길이라는 곳을 데리고 갔더니 신병들이 한 천명 정도 모여 있었다. 아들과 몇마디 주고 받고 있는데 마이크로 '신병들 나오세요' 하니 아들 아이가 '엄마 ! 이제 저 가요.' 하더니, 나를 떠나는 순간 그만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아 땅바닥에  쓰러지듯이 주저앉을 뻔 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아들 얼굴이라도 찾고 가려고 하니 아무리 찾아도 천 명 중에서 보이지가 않았는데,  그 때 갑자기 왈칵 하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걷잡을 수 없었다. 줄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터미날에서, 고속버스 안에서,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눈물 길이었다.


 


  그 후 며칠 후에 아들애 옷이 오고, 몇달 동안 얼굴도 못보고 지내면서 참 대한민국에서 아들 군대 보낸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야속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참아야지' 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아들 아이는 그곳에서 여러 가지 실기시험, 필기 시험을 거쳐 그것도 두어 달 동안을 --- 그리고는 원주로 배속이 되었다.


 


  면회를 가 보았다. 몇달 만에 만나 본 내 아들은 너무나도 늠름하고 멋지고 씩씩한 대한민국의 공군  사나이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걸음걸이조차 느릿느릿하던 모습은 간데 없고, 절도있고 무게있는 사나이가 되어 있으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기뻤는지 ---?


'나보다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하고 마냥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바리 바리 싸간 음식을 내어놓고 같이 먹으며 얘기하는데 그 날으는 살같은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달아나는지 원---


 


  떼기 싫은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며 '영권아 이제 들어가 봐라.' 하고는 정문 앞에  나와서는 멀어져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떡 벌어진 어깨하며, 준수한 몸매하며, 뚜벅뚜벅 무게있게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는데,


'저 애 내 아들 맞아?'  함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군대 간 아들의 멋진 뒷모습에 홀딱 빠진 줄도 모르고 서 있던 바보같은 엄마는 나 밖에 없었을 거다.


 


  어렸을 때는 아들애가 무척 몸이 허약했다. 감기와 기관지염은 기본이었고. 몸은 잘 먹인다고 하는데 피골이 상접하여 마치 아프리카 르완다 난민 같았다. 난 퇴근하면 애를 들쳐 업고 종종 병원으로 내달리곤 했었다.


 


  그 애를 바라보면서 '저 애가 군대나 갈 수 있을까? 어른이나 될 수 있을까?'  하면서 한숨을 쉬면서 눈물로 기도를 얼마나 했는지 ---


 


 그 애가 군대까지 가고 건강한 사나이로 자라 주어서 얼마나 마음이 든든한  지, 그리고 고마운지 ---


 


 울 친구들이 내 맘을 알 수 있을까?


 밥 안먹어도 배부를 수 있는 이 맘을 ---


 


 그 애가 며칠 후면 또 휴가를 나온다.


 


 그런데, 시간은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왜 그리도 더디게 가는지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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