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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1 00:00

친구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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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난 우연히 Simon & Garfunkel 의 CD 를

발견하고는 잠시 추억에 잠겼다.



내게는 개똥이라는 대학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이름이 개똥이와 발음이 비슷해

우리 어머니는 그 친구가 집에 놀러 오면

"개똥이 왔구나" 하시며 반겨 주시곤 하셨다.



그 친구는 Simon & Garfunkel 의

The Boxer 라는 곡을 무척 좋아했었다.



내가 대학 일학년, 한참 이성(異性)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나이, 나는 수학과 과대표였다.



한번은 교수님이 나보러 출석부에 출석을 부르며

출석과 결석을 표시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내 이 멍청이가 갸꾸로 출석을 결석으로

결석을 출석으로 표시했는데 그 친구가 날 보더니

킥킥대고 웃길래 난 에라 모르겠다하고 교수님께

출석부를 드리고 그 개똥이와 다방으로 내빼버렸다.



그 친구는 물리학과를 다니고 있었고

늘 나만 만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얘기해 주었고,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난 클래식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교수이신 그 친구 아버님과

저녁을 같이 들게 되었는데

그것이 결국 마지막으로 그 친구 아버님을

뵙게된 것이었다.



그 친구 아버님은 가족끼리 뚝섬에 놀러 가셨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이내 가세가 기울면서

그 친구는 학교를 그만두고 은행에 취직하게 되었는데



내가 미국으로 오기 직전 은행에서 나보구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어보며 서로 마주보고 있었던 것이

그 친구와의 마지막 이별이었다.



내가 그때 지금 아는 하나님의 비밀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정말 그때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



난 그 친구의 슬픔을 달리 위로해 주었을 것이다.





광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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