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놀이

↑ 봄비 - 한 남자가 별스럽게 봄비를 마중나왔다. (당현천, 당현교 아래서)

결혼 후 첫 번째 설날, 고향에 내려간 정진씨는
집에서 하던대로 아내를 도와 음식도 만들고 설거지도 했습니다.
사촌 형들이 정진씨에게 남자 망신 다 시킨다고 다그쳤습니다.
정진씨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  살 때는 밥하고 빨래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결혼한 후에는 남자가 밥하고 설거지 하는 것이 흉이 되는 이유를...

다음날 처가에 간 정진씨는 사촌형들이 한 말이 생각나서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사위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처가집 식구들이 수근거렸습니다.
역시 경상도 남자들은 대책이 없다고...

한참을 웃다보니 옛날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신혼 초에 저는 거꾸로 했거든요.
어머니가 볼 때는 '왕자님 놀이'를 하다가
장모님이 볼 때는 '삼돌이 놀이'를 했거든요.
요즘은 요리 잘하는 상남자, '차승원 놀이'가 대세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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