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안에 쓴 서두 글 다음으로 나오는 글은, 여러 해 전에 이곳 중앙일보(미주판)에 실렸던 저의 기고문인데요, 중앙일보 편집자가 난도질 하기전의 원문 그대로 입니다. 가끔 컴에 저장된 오래된 글들을 섭렵하다가, 다시한번 독자, 특히 동문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글들이 나옵니다. 물론 외면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쨌거나, 모름지기 글이란 읽히기 위해서 쓰는 것이지, 아니면 일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 합니다. 해서... 여러 해 된 원고를 꺼내서 먼지를 털고 여기 우리 동문들께 한번 읽어 보십소사... 하는 일념으로 여기에 올렸습니다. 김영옥대령, 그는 Korean American, 그리고 우리도. | ||
(몇년전에 이곳 교포일간지 중앙일보의 사회면에 고 김영옥대령에 관한 기사가 크게 났었는데 그 기사를 읽고나서 그 직후에 중앙일보에 기고했는데, 직설적으로 표현한 글귀를 편집자가 마음대로 난도질을 했습니다. 그 즈음에 이곳 남가주 특히 LA지역 미주평통이 말성이 있어서(지금까지도 연중행사 입니다. 왜 이런 단체가 존재하는지...) '평통/미주평통이 뭣하는 곳인데?'라는 신랄한 글을 기고 해서 중앙일보에 게재가 되긴 했지만 역시 직설적인 표현은 모두 편집자 멋대로 가필을 했습니다. 그 후로는 아예 아무 일간지에도 기고하는 것을 단념했습니다. 1986년에 7년간의 해외근무(사우디와 한국)를 마치고 남가주 오랜지카운티로 돌아 와서 한인 3세(부계로는 4세 모계로는 3세)인 하워드임 목사가 인도하는 교회로 우리 온 가족이 함께 나갔는데, 한인 일인 백인 기타 마이너리티계의 2 3 4세들이 주된 교인으로, 이 하워드목사 아버지 모세스임 어머니 헬렌임, 김영옥대령(아래글의 주인공), 스잔안여사(도산 안창호선생장녀), 메리손여사(올림픽 다이빙 금메달선수 새미리의 누님) 등등 한인교포 올드타이머들이 거의 모인 교회이였고 물론 여늬 미국인교회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Col. Kim은 건강하신 편이었습니다) 김영옥대령, 그는 Korean American, 그리고 우리도. 5월1일자 중앙일보 기자 칼럼 “태극훈장이 리틀도쿄로?” 제하의 기사에 대한 감상이다. 이글은 기자에 대한 반박이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독자들의 반박을 유발하려고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거의 반세기 가까히 이 나라에 살아 왔고 또 아무리 봐도 이 글을 쓴 기자의 아버지 뻘은 되겠고, 나이로 보나 학식으로 보나 인생을 살아 온 경륜으로 봐서도, 이런 따끔한 충고는 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어서, 바른 말을 하려고 한다. “우물 안 개구리” 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봐도 엉뚱한 방향으로만 치닫는것 같은 한심한 일 투성 뿐인 고국,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글로벌 화” 라는 못토(motto)는 우렁차고 또 그런 바람은 비켜 갈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또 실상 글로벌화 를 기하지 않고서는 살아 남을 수 없는 글로벌화의 세상이 닥쳐 왔다. 우리 존경하는 한인 2세 김영옥 대령의 태극무공훈장이 뒤 늦게 추서(追敍)되었다. 그런데 왜 추서냐? 그분의 생전에는 모국의 관계기관이나 외무부나 이곳 총영사관은 무엇들 하고 있다가, 그분이 세상 떠난 후에야 부랴부랴 추서하다니? 언제 그분이 생전에 한국 태극무공훈장을 바라기나 했었다더냐? 어쨌던간에 추서 되었다. 그런데 김영옥대령의 직계가족이 없어서, '김대령 전기'의 집필자인 한모씨가 간직하고 있단다. 그러던 차에, 과거 김대령이 2차대전 때 거느리고 있었던 그 유명한 “Go For Broke” 부대(2차대전당시 일본인 2세들로만 편성된 대대(大隊)로서 김영옥대령이 대대장이었고, 유럽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를 기리고 동명으로 명명한 일본계 Go For Broke재단에서, 앞으로 건설할 계획인 김대령 기념관에 영구 전시 하겠다고 훈장 인계를 요청했단다.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 일 인가? 현금의 한일 관계를 보아서 오히려 마다할 일본계 사회에서, 더우기 미국정부 훈장도 아닌 한국정부의 추서된 훈장을, 자진해서 기념관에 전시하겠다고 했단다. 또한 그의 장례식장에서 쏘아 올린 조포의 탄피까지 걷어 갔단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숙연해지기 까지 한다. 이들에게, 한국인 일본인의 인식이 있었겠는가? 이들이 훈장과 탄피를 걷어 가서 그 기념관에다가 전시를 하고는 “다께시마(독도)는 일본 땅” 이라고 강변할 의도로 그랬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Korean AMERICAN 이다. 또한 그들은 Japanese AMERICAN 이다. 우리 모두가 AMERICAN 이다. 흥분해서 기사를 쓴 기자나, 또 그것을 문제화 하여 기사 집필의 빌미를 준 김대령전기 집필자인 한씨도, 이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사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미국에 사는 한국계미국인 Korean American 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아니라면, 이 나라에 살 자격이나 권리가 없는 이방인 일 뿐이다. 이완규 (자유기고가. 팜스프링스 근교 거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