꿔다 놓은 보릿자루 식으로 채워서 앉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상식으로는 20개 테이블이 있어야 하겠더란 말입니다. 그런 설명을 권회장님께 바로 전날 밤 늦게
이 메일로 알리고, 일단 작업 중단,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 아침 즉 행사날 아침, 컴퓨터에 들어갔더니, 아침에 박준옥 행사위원장이 호텔로 연락, 20 테이불을 확보 했다는 소식이 권회장님으로부터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점입가경(漸入佳景)이라고, 아니 이 경우는 심심유곡(深深 幽谷)이란 말이 어울리겠지요, 은사님/최고선배님 의 헤드테이블을 어디에다 잡느냐? 매년 연말에 여러 동문들 목도(目睹)했듯이, 매년 연중행사로 비싼 돈 주고 전문 MC를 데려 와서 2부 행사를 진행시키게 하면, 하나 같이 맨 앞에 위치한 즉 자기 바로 눈앞에 있는
최고 선배님들을 가지고 농담 소재(素材)로 하여 씹더란 말입니다. 물론 후배동문들은 당사자의 기분이야 알 리야 없지요, 그래서 대선배님을 씹는 그 MC 와 함께 가가대소(呵呵大笑)하였겠지만, 글세 생각해보세요, 아들 손자 되는 새까만 후배들 앞에서 웃음의 소재(素材)가 되는 입장에 서 보세요. 얼마나 난감하고 민망하고 기막히고 비참한가. 그래서 그 후로는 그 당사자 선배들 아예 송년 모임에 발을 끊었습니다.
다시 각설하고, 좌우 원형의 중심 테이블 오른쪽은 은사/최고선배님들
자리로 하여 그 중심을 후배 테이블들이 둘러 쌓고 보호하는 형세로 구축, 역시 왼편 원형 의 중심테이블에
노장 층 중심 회기인15회 동문들 테이블로 하고 후배 테이블들이 둘러 쌓은 형세로 진지를 구축, 그렇게 해서 임전태세는 갖추어 졌습니다.
문제는 참석 동문이 180명이 넘을 경우였습니다. 만약에
그런 비상사태가 닥치면 동창회 임원들은 서서 왔다 갔다 하라고 이르고서는 내심 그런 사태가 안 일어 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당일 막상 같은 회기 테이블에서 한 두 명이 정원 외로 넘칠 경우 다른 테이블에서 의자를 갖다가 비좁게 해서라도 함께 앉는
등 그렇게 해서 오히려 두 테이블이 남았습니다. 확실하게 인원 점검은 안 되었으나 안내역을 총지휘했던 경험으로 아마 180 명 동문 참석이 거의 확실한 숫자
일 것입니다. 180명 예약 명단에서 참석 안 한 동문 대신 무응답 했던 여러 동문들이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대성황을 이룬 우리 동창회 정기총회/송년회는 유사이래 초유의 일입니다. 다시, 이 글의 서두로 돌아갑니다. 이곳 남가주에 거주하는 우리 동문의 등록회원은 500명입니다.
그런데 실은 우리 동창회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또는 알고 있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과 이유로 아직 참여를 주저하는 동문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마 그 수효는 현재 등록이 된 동문
수효와 맞먹으리라고 봅니다. 바라건대, 우리 동창회
임원님들, 또 각 동기 회 회장님들, 또 동창회에
관심을 가지시는 모든 동문님들, 옥스포드 팰리스 호텔의 대연회장을 꽉 채우는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자만하고 안심하지 말고, 내년에는 참석 동문이 금년 이상으로 대거 참석 그래서 복도에 까지 차고
넘쳐서 그 다음 해부터는 더 큰 연회장을 물색해야 하는 즐거운 비명이 나오도록, 우리 모두 눈을
밝히고 미등록 동문들을 찾아 나섭시다. 우리 모두 더 늙기 전에 말입니다. 노추(老醜) 꼴을 하고 있더라도 그래도 받아
주는 것은 우리 동창회 그리고 우리 후배님들 밖에 없더란 말 입니다. ‘게이껜샤와
가따루(経験者は 語る)’(경험자는 말한다) 라고 바로 내 이야기 입니다.
한층 노력해서 내년에는 더 큰 역사를 만듭시다.
이완규 (6회, 동창회보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