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움·도전정신, 꿈 있는 서강인 만든다"
이종욱 서강대 총장 인터뷰
입학보다 졸업이 어려운 대학
"앞으로 50년, 전통성은 강화하고
21세기에 맞는 글로벌 인재 육성"
이종욱 서강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강대학교는 지난 1960년 개교 이후 학사운영을 엄격히 적용해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어려운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며 "앞으로 50년도 서강 고유의 교육기능을 강화하면서 국제화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또 "기존 학과들의 융합학문인 창의융합학부(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21세기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교 50년을 맞았다. 서강대의 지난 50년 성과는 무엇인가.
"1960년에 개교 당시 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황폐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서강은 개교 때부터 최고의 교수진, 최고의 시설에서 학생들을 교육시켰다. 개교 초기 서강대는 워낙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 입학생의 절반도 졸업을 하지 못했다. 정말 '대학다운 대학'을 우리나라에 도입한 것이다."
―총장도 모교 출신인데 학창 시절 때 정말 그렇게 엄격히 공부했나.
"많은 입학(1966학년) 동기생들이 중간에 탈락했다. 워낙 열심히 시켰기 때문이다. 서강 교육의 특징은 또 철저한 교양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학 때 배운 생물학 강의(생명의 기원)를 아직도 기억한다. 지금 교육 추세인 융합적인 교육, 다면적인 교육을 서강은 50년 전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서강대는 '서강고등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학교로 유명하다.
"엄격한 학사운영이라고 남들은 말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학사운영이다. 대학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서강대는 학점도 200개 대학 중 가장 짤 것이다. 학생들 취업시켜주기 위해 성적 올려주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학사운영 체제를 아는 기업들은 서강 인재를 더 선호하게 된다."
―서강 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
"서강 특유의 DNA는 바로 '자유로움'에 있다. 모든 학생은 대학 내 개설된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10명 이하 수강생 강좌도 개설된다. 학생들은 또 2~3개 전공을 가질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자신의 미래와 꿈을 찾아간다. 서강 교육의 특징은 또 '도전정신'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장점을 키워주는 전통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 연극영화과가 없지만 박찬욱 감독(철학과 졸)을 배출시키지 않았나."
―서강대 졸업생들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4년간 대학교육이 제대로 됐다는 증거 아니겠나. 우리 학생들은 들어올 때도 우수하지만 졸업할 때는 최고(最高)가 돼서 나간다. 정상적이고 엄격한 학사운영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에 부닥쳤을 때 해결할 능력이 생긴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통해 우리 졸업생들이 그 회사에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도 한다."
―요즘 대학들이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 학교는 개교 이후 초기 4명의 총장이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이었다. 자연스럽게 외국어로 의사소통도 했다. 개교 때부터 국제화는 서강에는 필수적인 단계였다. 이제 우리는 국제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 최첨단 분야를 우리가 연구하면서 세계적인 학자들이 서강으로 몰려오게 하는 국제화를 추진 중이다."
―학문 간 융복합 시대다. 서강대도 이와 관련해 구상 중인 계획은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창의융합학부'(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예컨대 창의융합학부 안에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Art and Technology)를 둘 생각이다. 놀이와 관련된 것을 학문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인문학과 경영학, 공학 등이 융합된 분야다. 또 '국제한국학'도 창의융합학부에서 가르칠 수 있다. 여기서는 한국과 관련된 학문을 영어로 가르칠 계획이다."
―경기 남양주 캠퍼스 조성계획은 어떻게 되나.
"2015~2017년을 완공목표로 추진한다. 남양주캠퍼스에는 인공광합성 연구소와 첨단의료기기센터 등 최첨단 연구소들이 들어선다. 또 창의융합학부를 이 캠퍼스에 유치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서울캠퍼스에도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던데.
"공공부문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토마스 모어관(고시관)을 신축할 계획이며, 국제인문관, 산학관 등의 건물(1만2000평 규모)이 곧 들어선다."
―앞으로의 50년, 서강대가 추구해 나갈 학교비전은 무엇인가.
"2009년 총장에 취임하면서 다섯 가지를 내걸었다. 전인교육 강화, 교수역량 강화, 학교기업 창업을 통한 산학체제 구축, 세계 최고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국제화, 고객만족의 행정서비스 강화 등이다. 이를 통해 서강대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다."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중점적으로 할 일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내 임기가 끝나도 학교재단을 통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에서 말한 5가지 사업과 남양주 캠퍼스 설립, 창의융합학부 신설 등을 계속 중점 추진하고자 한다."
―2011학년도 입시는 끝나가고 이제 고 2학생들이 2012학년 입시를 준비하게 된다. 예비수험생들에게 '왜 서강대에 지원해야 하는지' 한 말씀 해달라.
"서강은 학생·교수 수나 캠퍼스 면적 같은 양적인 지표로 보면 1~2등이 아니다. 그걸 가지고 서강을 평가할 수 없다. 서강의 힘은 학사운영, 학교운영을 '정상적으로' '엄격하게' 한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서강대만이 가진 자유로움, 개설된 모든 과목이 내 것이고, 모든 전공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한 개의 전공만 듣고 졸업하는 사람과 2~3개 복수전공한 사람의 지식능력은 몇 배의 차이가 난다. 수험생 여러분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는 대학이 서강대다. 서강은 진정으로 교육을 잘하는 최고의 대학임을 자부한다."
☞ 이종욱 총장은?
▲서강대 사학과 학사
▲서강대 사학과 박사
▲서강대 박물관장·연구처장·교무처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