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속만 썩였는데… 엄마 딸이라서 좋았어"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장영희 지음|샘터|312쪽|1만4000원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
지난해 5월 암으로 세상을 뜬 고(故)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어머니에게 쓴 마지막 편지의 일부분이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평생 신체장애를 안고 살았고,
세 번의 암 투병 중에도 항상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전한 그의 유고집이다.
장 교수가 생전에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과 영미문학 에세이 중 미출간 원고를 모았다.
누구보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고인이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낸 생의 기쁨과 소박한 깨달음이 아름다운 문장에 담겼다.
책의 뒷부분에는 장 교수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만든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마련돼 있다.
소설가 박완서와 이해인 수녀가 쓴 '장영희 1주기에 부치는' 편지와 시가 실렸으며,
어린시절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사진을 통해 그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신용관 기자 q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