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 LG하우시스
세계적 건축가들과 손잡아… '집에 예술 입혔네'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에 사인을 하고 있다./LG 하우시스 제공
건축자재 전문 기업으로 올해 4월 LG화학에서 분사한 LG하우시스. 이 회사가 깊은 건설경기 침체를 돌파
하고 불황 이후를 대비하는 무기는 '디자인'이다. 구체적으로 고객 맞춤형 디자인을 확대하고 해외 현지
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세계적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
(Alessandro Mendini)가 직접 디자인한 문양을 적용한 바닥재를 출시했다.
인테리어 대리석 하이막스(HI-MACS)의 경우,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론 아라드(Ron Arad) 등
세계 유수의 건축가들과 제휴해 하이막스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 스페인 마드리드 호텔 등의 공간에
설치했다.
하이막스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건축자재와 주방 등 주거용 공간, 상업용 인테리어 등
다양하게 적용되는 재료다. 이 하이막스의 감성 디자인을 강화하기 위해 '하이막스 디자인 콘테스트
(HI-MACS Design Contest)'도 개최하고 있다.
하이막스 디자인 콘테스트는 2007년 유럽에서 처음 실시한 후 현재 유럽과 한국,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생과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확인하는 기회라고 평가한
다.
벽지에도 예술을 입혔다. 고 김환기 화백과 섬유 예술가 김선미, 동양화가 임종두 작가 등의 작품을 현대
적 감각으로 구현한 친환경 제품인 '갤러리'를 선보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또 2000년부터 10년간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발표회'를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개최하
고 있다. 여기서 나온 디자인들은 건축과 인테리어 업계는 물론, 자동차와 IT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학교나 연구소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는 경우는 있지만, 기업이 주체가 되어 매년
인테리어 트렌드를 발표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디자인 혁신을 위해 소비자의 아이디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지향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2007
년부터 주부 컨설턴트 그룹인 '지엔느(Z:INNE)'를 운영한다.
이들은 시장 조사와 디자인 개발, 신제품 품평회 등에 참여한다. 실제로 디자인 작업부터 색상 선택까지
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해 지난 2월 '지엔느 글라스'라는 벽지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명호 대표는 "창조와 디자인이라는 화두는 경쟁우위 차원을 넘어 기업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국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 시장을 리드해 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