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폭염 대비 방안 있는가?
구 자 문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간 1℃ 정도 올랐다고 하는데, 큰 문제가 아닌 듯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엄청난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대기의 온도가 오르고 바닷물의 수온이 오르니, 우리 한국의 경우에도 주변의 식생은 말할 것도 없지만 농업에도 큰 영향이 생겨 대구근교의 사과 농장들이 강원도로 이전해야 하고, 중부지방의 인삼재배도 사포닌 함량이 줄어 북상해야 할 판이라고 한다. 바다에서는 원래 잡히던 명태, 도루묵 등 토착 물고기들은 사라지고 열대성 가오리, 참다랑어 등이 포획되고 독침을 지닌 열대 해파리들이 해안에서 무수히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그 이상이다. 북극의 빙하기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안도시들의 침수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온난해진 대기가 좀 더 변칙적으로 활발히 움직이게 되어 게릴라성 폭우가 오고, 가뭄이 지속되고, 예상치 못한 폭염이 찾아오게 된다. 물론 겨울에는 지역에 따라 더욱 추워지고 눈보라가 심해져 몽골에서와 같이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추세가 이어진다면 가까운 미래에 지표면 온도 상승이 1.5℃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향후 1세기 후에는 지표면 온도상승이 4.4℃까지 오를 수 있어 지구가 인류가 거주하기 힘든 곳으로 변할 수 있다.
‘라이너스 (Mark Lynas)’가 집필한 기후변화와 연관된 재난들을 묘사한 ‘6도의 악몽 (Six Degrees)’에서 지구의 평균기온이 1℃에서 6℃까지 상승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섬뜩하게 묘사했는데, 5˚C 상승하게 되면 정글이 모두 불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해 인간 거주 가능 지역이 얼마 남지 않게 되고 생명체의 95%가 멸종하게 된다. 그후 해저에 갇혀 있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대량 분출되면서 지구의 기온은 6℃까지 올라가는데, 그때는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멸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2024 파리올림픽’이 구설수 속에 진행되기는 했지만, 개최 이전의 가장 큰 이슈가 폭염이었다. 파리올림픽위원회는 가장 친환경적인 탄소배출을 극도로 줄인 올림픽을 치루려 했고, 이에 따라 예를 들면, 선수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름이 시원하기로 알려진 서안해양성기후를 지닌 파리지역이 40℃에 이르는 폭염을 해마다 겪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기간중 그러한 폭염은 없어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한국의 폭염이다. 지난 한달 내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도시들이 35도 이상에 이르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35도 이상 폭염일수는 1994~2003년에 연평균 9일이었는데, 2014~2023에는 58일로 증가했고 올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의 한밤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도 30일+α로 진행 중이라서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러한 더위가 계속되는 것이다. 당연히 전기소모량이 커지고 용량이 부족하여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온열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자료를 보면 온열환자 발생수는 2,818명인데 전년대비 80.2% 증가된 것이라고 한다. 물론 기록에 잡히지 않은 환자도 많을 것이고, 폭염으로 인한 일상생활이 크게 저해되는 경우는 더욱 많을 것이다. 온열질환자의 81.3%가 실외에서 발생했고,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30%, 남성이 77.8%이었다. 이중 사망자는 32명인데 80세 이상이 50%라고 한다.
이 같은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첫째, 폭염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더운 낮시간, 특히 낮12시 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작업이나 운동을 자제하고 건물 안에 머물라는 것이다. 만일 외부에 있게 되더라도 자주 물을 마시고 양산이나 큰 모자 등을 써서 햇빛을 가리라는 것이다. 둘째, 건물 자체도 에어컨이 필요하지만, 자연냉방기술로 에너지 소비 없이 건물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집을 관통하는 자연대류와 여름철 그늘을 만들어내는 긴 처마, 햇볕 드는 것을 막는 왕골 발 등을 자연 냉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건물 사이의 바람길, 관통 환기, 바람의 방향을 틀어 실내로 끌어들임 등이 활용될 수 있으며, 차거운 지하수를 실내로 끌어들여 냉방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연중 일정한 온도의 지하에서 공기를 냉각시켜 끌어다 쓰는 경우도 있다. 셋째, 폭염에 노출되는 이들 중 가난한 노약자들이 많으므로, 폭염기간 중 이들이 쉴 수 있는 장소인 ‘무더위 쉼터’를 마을마다 좀 더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가난한 이들이 선풍기라도 돌리게 전기료 보조금도 인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폭염이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 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지속되고 있으니, 당연한 예측 결과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우리는 지구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유엔의 ‘지방의제 21’을 보면, 각 도시와 개인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예가 자동차 운전을 줄이고 공공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자. 물을 절약하고, 자원을 절약하며, 재활용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익숙한 우리들의 생활양식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으니 문제인 것이다. 정말 우리가 옛날같이 샤워를 일주일에 한번만 하고, 옷도 한번만 갈아입으며, 에어컨도 극도로 아끼며, 자전거만 타고 다닐 수 있겠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가 줄고 생산이 줄어 경제산업이 위축되고 국가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니, 이율배반적인 상황 속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2024년 8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