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틈틈이
평화로운 생각들을 마음 속에 그려라.
당신이 언젠가 본 일이 있는 평화로운 정경이 담긴
추억의 그림, 석양이 기울어 황혼의 그림자가 점차 주위에
깔리기 시작하는, 정적으로 가득찬 아름다운 골짜기의
그림이 마음 속을 흐르게 하라. 혹은 잔물결치는
물 위에 내리쏟아지는 은색의 달빛이라든가,
부드러운 모래펄에 찰싹찰싹 물결쳐 오는
바닷가의 경치를 회상하라. 이와 같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의 추억은
당신의 마음에 치료약으로 작용한다.
-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중에서 -
세상이 숨가쁘게 돌아간다.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돌아볼 틈도 없이 거칠고 바쁘게
돌아간다. 이럴 때일수록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좋은 풍경을 마음에 그려보는 평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의 평화가 곧 평화의 시작이며,
온 세상을 평화롭게 하니까...
이시간이 바로 코앞에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만다라 롯지를 아침일찍 출발하여 이날은 아마도 8시간의
행군을 견뎌 내야한다. 그것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대 자연의 품으로 달려간다는 기대로 마음은 한없이 설레고,
만나는 사람마다 따듯한 미소와 `잠보`(안녕 하세요?)를 나눈다.
파아란 하늘, 대지의 속삭임, 그리고 날아갈듯 가벼운 기분,
내가 살아왔던 이곳과는 판이하게 그곳의 풍경이 전혀 다른데도
나는 여덟시간의 길이를 느끼지못한채 완전히 동화되어 자연과
한 마음되어 걷다보니 어느덧 호롬보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 뒤로는 마웬지 봉(5151m)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멀리 왼쪽으로
한쪽에만 하얀 면사포를 쓴 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설이 보인다.
산장 뒤에는 거대한 로벨리아와 세네시오들이 계곡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황무지에서만 자라는 세네시오와 로벨리오는 촘촘하고
커다란 잎들이 줄기를 감싸고 꼭대기에도 양배추 같은 장미꽃
모양의 잎들이 해바라기처럼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다.
밤이 되면 잎새들은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둥근 공처럼 오므라들고, 죽어서도 줄기를 감싸서 그 역시
줄기가 된다고 하니 눈물겨운 생존의 모습이 처연하기만 하다.
대원중 설사환자가 3명, 편도선염1명, 위염환자2명, 두통호소 2명이
발생, 다행히 준비해간 응급약으로 직업의식 투철하게 발휘해 본다.
호롬보에서 하루를 더 머물며, 고소 적응을 하기 위해,느지막히
zebra rocks(3900m)얼룩말 무늬 바위 ,sarueran(4300m)까지 다녀왔다.
왕복 4시간.
체력 보강 차원에서뿐만 아니라,사바나 기후에서만 볼수있는
세네시아의 자태를 보는것은 정말 환상적이다.
수없이 카메라의 셧다를 눌러대어도 실증이 안난다.
현무암의 너른 벌판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있는 키보와 마웬지.
이들의 실루엣은 겨룬다기 보다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사이좋게
하루종일 속삭이는 연인들처럼 다정하게 보인다.
이날의 고소 적응 예비 산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서 앞으로 닥아올
힘든 산행의 여정을 탕감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전 대원이 2720m의 만다라 hut을 떠나 3700m 호롬보hut 으로 이동직전.
롯지에서 코코아, 식빵 두조각 ,계란 후라이로 아침을 먹고
쥬스, 샌드위치,오렌지를 넣은 점심한봉지를 배당받아 출발한다.

이날 우리들의 가이드 대장 프레데릭이 하쿠나 마타타(걱정 말아요,
문제될거 없어요) 를 나에게 전한다.
이제부터는 고소 적응을 생각하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속이 확 트이는 정경.

아름다운 새가 열매를 따먹으며 인사한다.

본격적으로 태양광선의 자외선과 대결. 나무하나없는 사바나 기후
지대를 행군해야한다. 약 8시간 가까이....



간혹 이런 예쁜 꽃들과의 대화는 신비스런 그들의 전설을
전해주어 마음속의 희열을 함께 누린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카멜레온도 심심찮게 만나고...
8시간 정도의 산행중 만난 아름다운 들꽃, 카멜레온, 에델바이스는
천상의 정원이 여기에도 있어 방문하는 손님을 접대함이
소홀하지 않다.

고도는 점차 높아져 우리는 이제 구름위로 올라가는 신선이 된다.

호롬보 산장의 전경
발 아래로는 구름바다가 솜이불처럼 펼쳐져 있어 그래도 꽤
올라왔구나 싶을 때 언덕을 돌아서자 호롬보 산장(3700m)이 나타난다.


산장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우리나라의 야생국화 같은 꽃들.



세네시아가 밤의 실루엣으로 유혹하고 있다.

세네시오와 킬리만 자로의 정상이 절묘하게 어울어져 있다.

이제 이곳 호롬보에서는 자주 킬리만 자로가 흰 모자를 쓴채 손짓한다.

약 100여명을 수용할수있는 이곳 산장에 늦게 도착하면 롯지를
배당받지못해 텐트를 치고 숙박해야하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춥고 힘든데....

4인용 롯지안. 이곳에서 일본 여자, 중국 여자, 모두 한식구가 된다.

부풀을대로 부픈 비상식 초코파이의 화려한 변신은 이제 터질 일만
남았다.
제발 내 머리는 터지지 말기를 손모아 기도한다.

쿠커들이 식사 준비하는 모습, 거의가 양식이다.

zebra rocks(3900m)얼룩말 무늬 바위로 고소 적응차 다녀온다 ,


sarueran(4300m)으로 가는 도중 만난 멋진 풍광


sarueran(4300m)에서 바라본 킬리만자로.
키보봉은 전체적으로 가파르지 않은 원추형 화산으로 여성산이고,
마웬지봉은 매우 가파르며, 뾰죽한것이 남성산이라고 하는데,
넓은 현무암 지대를 가운데 두고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sarueran(4300m)에서 바라본 마웬지 봉을 뒤로두고
아마니와 바스칼과 함께, 이들의 가이드 정신은 투철했다.

이틀밤을 지낸 호롬보 산장을 떠나 키보로 가기 직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