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어느시절 어느 동네에
뭐든지 절반씩 깎는 버릇을 가진 용팔이는 떼넘들이 그득헌 봉천 장날
수박 한 통을 사기위해 왕서방집 과일가게에 들렸다.
아저씨 수박 한통 얼마예요?...
네에 만원입니다...
에이 오천원에 주세요...
허허허허 안 되는데
그럼 팔천원만 주시유...
그런데 용팔이는 아침에 먹은 감기약 때문인지
바로 전의 일이 잘 생각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안 돼요,사천원에 주세요...
어이가 없어진 전에 비단장수하다 말아먹은 왕서방 아저씨는
마침 날도 차갑고 빨리 가게문도 닫기 위해 말했다.
좋수다 그럼 사천원 내슈...
넘 비싸요..이천원 낼께요...
뭐라고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보기 싫으니 빨리 이천원 주고 빨리 가시오...
너무 비싸요, 천원만 해요...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비단장수 아니 수박 장사왕서방
귀신에 흘렸다고 생각하고 어서 이 사람을 쫒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 여기 공짜로 수박 한통을 줄 테니 어서 나가시오..
나원참 재수가 없으려니깐...
하지만 이어진 용팔의 한마디에
왕서방 아저씨는 그만 졸도 하고 말았다...
"안 돼요, 두 통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