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요세미티

올 가을은 단풍다운 단풍을 구경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었는 데, 사진 이야기를

하다가 가을의 요세미티 이야기가 나오고, 말이 나온김에 당일치기로 요세미티 사진 촬영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쉬지 않고 운전을 한 결과 11 시 경에 요세미티에 도착하여

가을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요세미티 계곡의 나무들은 대부분 상록수지만 그래도 노란 색으로

물든 나뭇잎들이 보였다. 우리나라 산에서는 고개를 들기만 하면 붉고 노란 단풍을 볼 수 있지만

요세미티에서는 붉은 색의 단풍은 구경할 수가 없고 노란색의 단풍이 든 나무들과 누렇게 마른 색을

보여주는 나무들이, 그나마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일방통행의 길을 가며 단풍이 눈에 보이기만 하면 차를 세우고 카메라에 담을만한 풍경을 찾기

시작했다. 이미 겨울을 앞 둔 늦은 가을이라 폭포의 수량도 많지 않고, 계곡에는 물도 많지 않지만

투명한 물에 비친 가을의 요세미티는 아름다웠다. 어렵게 찾은 것들이 더욱 귀중하다.

너무 늦지 않게 출발하기로 했지만 요세미티의 가을을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다 보니 짧은

늦 가을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갑자기 주변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수가 늘어 났다.

석양의 요세미티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서둘러 물가에 도착하니 이미 차들이 가득하였다.

석양에 붉은 색으로 변한 엘카피탄 암벽의 모습에 여기저기에서 감탄의 소리와 함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 먼 바위 산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주변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를 알았다. 보름달이 뜨는 요세미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석양의 요세미티를 찾은 것이었다.

가을의 정취에 취하고 석양의 요세미티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고 돌아오는 길은 하루 종일 돌아다닌

피곤함도 잊은 즐거움이 가득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