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왔다
그 빗속에서 만난 문행이
친구 좋아 반가히 맞으며
손에 쥐어주었던 예쁜 종이위의 시 한수
오늘 무심히 읽어보니
그 시상도 좋지만
그 시를 좋아해서 돌려보는
문행이의 뒷 모습이 그려진다
누구 보다 철저히 자기관리하고
누구보다 친구 좋아하고
명랑하고 호탕한 문행이의 숨겨진 연약함
자식으로도, 친구로도,
채워질 수 없는 그 한...
그러기에
더 바쁜 일과 속에서
더 고고히 살고있는 것 은 아닌지...
그래도 폭우속에 잘갔느냐고 묻는
너의 전화 목소리는
빗속에 혼자남은 쓸쓸한 독백으로 들려
나도 함께 비오는 밤이 외로웠단다
문행아 , 누구나 사람은, 너도 나도
나타낼 수 없는, 숨기고 있는
한 은 있단다
우리 남은 친구끼리
서로 보듬어 기대고 위로하며 살아가자
비록 채워지지않은 한 은 그냥 남겨진체로
영혼속으로 사라지겠지만 ... 2006,8,5, 香淑

<< 문행이가 준 詩 >>
매미 소리 그치고
찬 바람 불면
아직도 그 여름 속에 서성이는 나를
그대 한번쯤 생각해 줄까
짧게 사랑한 이유로
오래 묻어두고 꺼내볼 추억 없어도
어쩌다
바람결이라도 소식 들으면
기억의 언덕배기에
숨은 듯 걸터얹은 내 이름만이라도
눈시울 적셔줄까
온전하게 줄 수 없는 사랑으로
지금은 서러워도
생의 끝 어디 즈음에서 다시 만나면
다주지 못하고 품어온 사랑
그때는 내어 줄 수 있을까
먼 후일
같은 어깨 높이로
우리 나란히 설 수 있을까
_ 허영숙님의 시에서 _
*** *** ***
문행아, 네게서 이 시를 받은건
너 용인시 어느 초교교장으로 있을 때 였어
세련되고 멋부릴줄 알고
통 크게 친구들 위해 베풀던 우리 20회의 자랑아!
오늘은 네 글에서 전달되는 너의 찢어지는 괴로움에
나 또한 하루종일 우울한 일요일이 되었구나,
2006년 내가 올렸던 이 게시물 보니 그 당시 너와
지금 네가 너무 다르지 않니?
모두들 좋은 마음, 좋은인연 으로 만나서
생각지도 않은 운명의 장난이
이렇게 이상한 모습의 친구들을 만들어 놓았구나
문행아 너만 괴롭겠니?
절대 그렇지 않아
상대 친구도 너 이상, 너 만큼 힘들다는거 ...
우리에게는 항상 든든하고 친숙했던
너와 또 한명의 친구를
우린 똑 같이 버릴수가 없구나
누가 뭐래도 너는 우리의 친구고
누가 뭐래도 우린 너를 흉보거나 욕하지는 않는다
네가 얼마나 힘들고 답답하면
그래도 20게시판을 찾아온 너를, 우리가 내 몰 수가 있겠니?
이 게시판에서는 어느 친구에게도
떼거지로 손가락질 하는일은 없을꺼야
두 사람 모두
소중했던 친구고, 또 앞으로도 소중한 친구들이니까.
미움을, 섭함을 다 내려 놓고
다시한번 대화의 문을 두드려
서로의 상처가 치유되는 약처방전 기대해도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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