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매년 7 월 4 일은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로 미국 최대의 국가 축제일이다.
이날은 각 도시마다 퍼레이드와 바베큐 파티, 음악 축제, 그리고 저녁에는 불꽃놀이로 요란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이런 요란한 독립기념일 축제도 경제사정의 악화로 최근에는 규모가 점점 축소되어
가고 있다. 여러 도시들은 예산 문제로 불꽃놀이를 하지 못하거나 규모를 축소하였다.
내가 살고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몇 군데에서 불꽃놀이가 열리지만 작년에 이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원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자리를 잡았다. 작년만 하더라도 불꽅놀이가 시작하기 전에
안내방송과 함께 음악도 연주되면서 요란하게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는 데, 올해는 밤 9시 30분이 되자
예고도 없이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20 분 정도 요란하게 불꽃들이 터지더니 또 다시 아무런
이야기가 없이 행사가 끝나 버렸다. 몇 주 전부터 신문에 올해의 불꽃놀이에 시 예산이 부족하니
시민들이 성금을 내주기를 바란다는 기사가 났는 데, 매년하는 불꽃놀이를 하기는 해야겠고 예산은
부족하니 궁여지책으로 불꽃놀이 이외의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방송과 음악 등을 제외한 것
같았다. 공원 잔디밭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불꽃놀이를 구경하였지만 한편으로 해가
갈수록 초라해지는 독립기념일의 불꽃놀이를 보며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세계 경제를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