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 월 세 째주 일요일은 아버지 날이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가정이 붕괴되고 아버지의 존재가 점 점 미약해져 가는 것이
하나의 추세같은 데, 내가 살고 있는 산호세 지역신문에 아버지 날을 맞아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이 신문은 사람들에게 아버지가 그들에게 준 가르침 중에 어떤 것들이 기억하는 지
설문조사를 하였다. 결과는 쉽게 예상되는 것들이었다 : 자세를 똑바로 해라; 열심히 공부해라; 돈을
절약해서 써라. 우리나라에서 조사를 해도 비슷할 것이다.
이어 신문 기사는 한 여성의 아버지에 대한 회고 기사를 실었다.
이 여성이 학교에 다닐 때, 자동차에 짐을 가득 실고 학교에서 집으로 운전을 하며 돌아가고 있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며, 피로가 몰려 오는 데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섰다.
이 여학생은 당황하여 겨우 집에 전화를 걸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200 Km 를 운전하여 그녀에게 와서
그녀를 안아주고 안심시키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잘 했다. 자동차는 고칠 수 있다.
딸은 어머니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물려 받는다. 요리, 옷, 사진 앨법과 손 떄 묻은 가구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배우고 물려 받는다. 생존 능력이다.
"괜찮다". "너는 할 수 있다". "열심히 해 봐라". "너도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을만큼 할 수 있다".
"일어나라". "계속하라". "다시 해 봐라". 등 등
그녀가 실연을 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눈물을 닦을 휴지를 들고 서 있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테니스 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그녀가 자동차가 필요하자 그녀의 아버지는 자동차 살 돈을 주는 대신
돈을 빌려 주었고, 매달 갚는 돈을 기록하는 장부를 만들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대신 집안 일과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직접 실천하며 보여 주었다. 이 여성은 이제 87 세가 된
그녀의 아버지를 회상하며 아버지가 가르쳐 준 삶의 방법과 지혜에 대하여 감사하고 그녀의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느낀다고 말했다.
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자신의 자녀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도록 하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를 사람하고 가르치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 겉으로 들어나지 않고 말로 설명을 하지
않지만 깊은 마음으로 자녀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앞날을 위하여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가르치고
느끼도록 하려는 부모의 마음을 우리의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고맙게 느낄날이 있을 지.
또 그런 날이 너무 늦지나 않을 지 걱정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또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
주시면서 지금의 내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갖도록 해주신 아버지께 나 자신도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 지 다시 돌아 본다.
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지내고, 때로는 잔소리로, 때로는 칭찬으로, 때로는 말없는 행동으로
내 아이들에게 세상 사는 방법을 올바르게 가르쳐주려 노력해보지만 이런 노력이 과연 아이들에게
제대로 도움이 될지, 그리고 그들이 나이가 든 후 세상살이에서 진정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 지는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얼마 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인정받는 한 중년이 자신의 성공은 청년시절 게으름을 부리는
자신을 집에서 쫓아 낸 아버지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그의 아버지께 감사하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했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게으르고 빈둥거리는 자식을 집 밖으로 쫓아 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했을 리 없었겠지만 자식의 생존능력을 위하여 마음 아픈 일을 단호히 했던 아버지가 있었기에
그의 아들은 세상에서 살아 남고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게으르고 열심히 살지 않는 자식들에게 아픈 마음과 함께 사랑의 매를 들고, 바람 찬 집
밖으로 자식을 내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버지들이 얼마나 될지?
잔소리와 얼굴 붉히는 큰소리, 그리고 집 밖으로 자식을 내쫓는 아버지의 보이는 교육 뒤에는
혼자서 은행 잔고를 확인하면서 물건을 아껴쓰고 외식 횟수를 줄여가면서 자식들의 장래를 위한
교육비를 준비하고, 집안의 가구, 집기들,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면서 삶의 지혜와 방법을 소리없이
가르쳐 주는, 보이지 않는 교육이 있다. 또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고 뒤돌아서 흘리는 눈물이 있다.
아버지 날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교육과 아버지로써 해야 할 교육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