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시래기 오늘 60만명의 젊은이들이 인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날입니다. 하루 하루가 모두 인생의 갈림길에 속하지만 특히 수능 보는 날은 커다란 갈림길에 서게 되는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능 보다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인생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장을 하다보면 김치 담그기에 좀 험한 배추잎들이 남습니다. 또한 무를 잘라내고 남은 푸른 무청들도 많이 남게 됩니다. 서울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걸 쓰레기 봉지에 담아 내다 버립니다. 하지만 그걸 엮어서 곳간의 그늘진 흙벽에 걸어 말려 시래기를 만들면 겨우내 시래기나물, 시래기국, 시래기 된장찌개가 되어 우리의 미각을 돋우워 줍니다. 그늘에 말린 시래기는 엽록소가 파괴되지 않아 겨우내 우리에게 비타민 B와 C의 중요한 공급원이 될 뿐만 아니라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 또한 일품입니다. 용의 꼬리가 되기 보다는 닭의 머리가 되는 것이 낫지 않겠는냐고, 언제나 지도자의 길만 고집하는 부모가 너무 많습니다. 김치 재료에 못 끼고 걷어내쳐진 배추잎이나 총각김치에도 못끼고, 깍두기 김치에도 못 끼어 잘라내어진 무청이 주인을 잘 못 만나면 쓰레기가 되고 현명한 주인을 만나면 시래기가 됩니다.
김치같은 상큼하고 깔끔한 인생도 인생이고, 시래기 같은 넉넉하고 구수한 인생도 인생입니다. 수능 시험 보고 나오는 우리의 젊은이들 마음을 편하게 하여 주세요. ↓ 철원8경 순례 중, 순담계곡 근처 식당의 시래기와 탈곡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역시 시래기를 넣은 추어탕은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  F4.0 1/500초 Olympus Digital Camer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