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창밖을 보세요

조회 수 4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창밖을 보세요

엊저녁에도 무척 더운 밤이었는데 잠을 설치지는 않으셨어요? 더구나 아침 신문에 온통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니 일주일 시작이 별로 즐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월요일 아침이니 창문으로 여름풍경 한 번 더 내다 보시고, 마음을 가다듬고 상쾌하게 한 주일을 출발하세요.

저희 집은 대개 주말에나 한 번씩 대청소를 합니다. 어쩌다 손님이 오게 되면 물론 평일도 대청소하는 날로 변할 때가 있기는 합니다. 전업 주부가 없는 집은 대개 저희 집과 비슷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토요일 오후가 되면 집안의 청소 상태나 정돈 상태는 최악의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저나 식구들이 저질러 놓은 것이지만 그걸 치울 생각을 하면 한심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는 잠시 커튼을 열고 창밖을 내다 봅니다. 베란다 쪽 창문을 열면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불암산이 보입니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배경을 녹아 내릴 것같이 두텁게 칠한 바탕 위에 부처님같이 생긴 둥글둥글한 바위들로 봉우리를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소나무를 세워 동양화풍의 유화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눈을 들어 산봉우리 두어 개를 넘어가 보면 뒤로 돌아 앉은 듯한 불암삼 정상의 바위에는 깨알 만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휘날리는 태극기가 보이고, 그 아래 등산객들이 개미같이 꼬물꼬물거리는 것까지 보입니다. 한동안 불암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넓어지면서 손바닥만한 아파트 청소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안이 어지러울 때는 밖을 내다 보면 위로를 받습니다.

나라의 정치가 어지럽습니다. 나라의 경제가 어지럽습니다. 청와대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대청소는커녕 입주해서 한 번도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맨날 이건 누가 어질러 놓았고, 저건 누가 버린 쓰레기이고 운운하면서 정작 청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주 옛날에 살던 주인이 버린 것 같은 쓰레기도 모두 다시 주워다가 누가 버렸는지 조사를 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청와대 사람들도 이젠 창문을 열고 밖을 좀 내다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기 불황을 예고하는 징후에 가슴이 답답하여,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엉망진창 대한민국이 '네 탓'이라고 손가락질 해봅니다.  그래도 한 주일의 아침입니다. 자주 창밖을 내다 보시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월요일 출발하세요.

사봉의 아침편지 중에서


  1. 별미 추천 - 호기심 많은 식도락가에게

    Date1970.01.01 Bys100yub Views536
    Read More
  2. 펌`사진 퍼오기를 제재하는 법원의 판결`

    Date1970.01.01 Byokjakim Views645
    Read More
  3. 돈을 벌까, 오래 살까?

    Date1970.01.01 Bysabong Views458
    Read More
  4. 요즘 날씨가 너무너무 덥죠? 힘내세요~^^

    Date1970.01.01 Bycima Views479
    Read More
  5. 걱정 마세요

    Date1970.01.01 Bysabong Views376
    Read More
  6. 고자질하는 아이

    Date1970.01.01 Bysabong Views756
    Read More
  7. 맛 있는 물

    Date1970.01.01 Bysabong Views457
    Read More
  8. '아롱이''다롱이'

    Date1970.01.01 BySkylark Views548
    Read More
  9. 七寶山엔 정말 寶物이 많더이다.

    Date1970.01.01 By賢앎13 Views581
    Read More
  10. 우리 학창시절엔...

    Date1970.01.01 Bycima Views557
    Read More
  11. 쌀 씻은 물

    Date1970.01.01 Bysabong Views627
    Read More
  12. 모란장날(6)

    Date1970.01.01 BySkylark Views836
    Read More
  13. 너그러움

    Date1970.01.01 Bysabong Views427
    Read More
  14. 자인고 할아버지

    Date1970.01.01 Bysabong Views536
    Read More
  15. * 누드 첼리스트/ 나탈리 망세 *

    Date1970.01.01 By영오기 Views836
    Read More
  16. 내 이름은 김삼순

    Date1970.01.01 By思峯 Views616
    Read More
  17. 창밖을 보세요

    Date1970.01.01 By思峯 Views439
    Read More
  18. 신랑 바꿔~~~~~주세요

    Date1970.01.01 Bycima Views548
    Read More
  19. <b>아프리카!!조아네스버그 [7]

    Date1970.01.01 By조지명13 Views928
    Read More
  20. 여름날 보릿짚을 때서 지은 구수한 보리밥에...

    Date1970.01.01 By이용분7 Views53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45 Next
/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