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요리사입니다
그녀는 지성이 아니라 감각을 총동원하여
음식을 만들지요
차라리 음식을 만들기 보다는
삶을 창조한다 할까요
음식은 머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심장의 울림으로 만든다고 하지요
음식으로써 타인에게
울림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것은 단순히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힘을 말이지요
그녀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까 보다는
누구랑 함께 먹을까를 먼저 생각한답니다
나보다 가족이라는 `전체`를 위하여 정성을 다하지요
음식을 만드는 것 자체는 말할 것도 없이
한 식탁에서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것
한 울타리에 공존한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귀합니까?
그것은 함께 음식을 나눠 먹을때마다
기쁜 가족 관계가 새롭게 형성된다는 것이지요
가족은 같은 핏줄에 의한 혈연 관계라고 해도
각자가 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서로 이질적이 되지요
사람은 원천적으로 태어날때 부터 독특하고
다양하고 이질적인 존재가 아닐까요?
각 존재마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를 좁혀가는것이
삶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이자
삶을 만드는 하나의 `여신`입니다
그 신은 수많은 속성으로 이루어진 실체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는 몸속에
자기 기만이나 고집스런 자아는모두 버리고
타인 그리고 깨어진 자아가 넘쳐 흐를때
비로소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지요
그녀는 기쁜 정념으로
갖은 음식재료들을 보듬고
애정어린 눈빛으로 선별하고
느린 손끝으로 다듬고
청명한 귀끝으로 조리하고
향긋한 코끝으로 맡아보기도 하지요
느리게 느리게 기쁘게 기쁘게 !
그녀는 요리사입니다
요리사는 하나의 음식-기계이기도 하고요
그 기계는 이질적인 각 요리재료의 흐름을 절단하고
절취하여 새롭고 독특한 음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갖은 양념을 넣을때도 버무릴때도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의 지복을
우선 생각하며 극단의 노력을 다하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하나의 삶이지요
다질적인 요리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져
공명하고 함쳐져서 하나의 음식이 창조되지요
마치 이질적이고 독특한 가족 구성원들이
매순간 수없이 여러방식으로 접속하고, 변용하여
공명하여 오케스트라와 같은 하모니를 이루지요
그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안하는 것이지요
산다는 것은
바로 그 이질적인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전체의 힘을
사유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단순히 각자의 힘을 그냥 모아놓은 것이 아닌
각자의 고유한 힘이 살아 움직이도록 하면서
총제적으로 전체로서의 기쁘고 고귀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진보` `변혁``혁신`이지요
그녀가 그런 요리사라면
그녀는 진보의 선구자, 변혁의 선도자,
혁신의 선봉자가 아닐까요?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그 믿음을 긍정할때
우리는 매번 긍정적으로 반복적인 삶을 살고
진정으로 타인에게 다가 설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