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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경주 복원과 황리단길

 

구 자 문

경주는 과거 신라와 통일신라의 수도였다. 고구려의 옛 고토를 차지하지 못하고 한반도 이남 지역만의 통일이었지만, 이로 인해 우리 한국인의 정체성이 좀 더 확실히 성립되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 요즈음 역사학계에서 고조선은 누구이고 고구려는 누구인가? 백제영토가 한반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산둥반도, 일본열도, 그리고 중국 북부해안으로부터 베트남 인근에 걸쳐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이들의 자손들은 어디에 남아 있는가 등에 관한 연구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본다. 한편 신라는 8세기 이후 중국에 신라방·신라소가 있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영토가 한반도 중남부일대에 존재했다고 생각되며, 그 중심이었던 서라벌의 문화와 언어가 현대 한국인의 언어와 관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경주에 가보면 보문단지며, 불국사, 석굴암, 안압지 등이 잘 꾸며져 있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것 보다 타버리고 땅에 묻힌 것들이 더 많다고 보는 것이, 나라가 망하고 1,300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고, 수많은 외적의 침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래 신라왕조가 그리고 신라인들이 북방대륙을 거쳐 유럽의 왕조 및 민족들과 연관된다는 학설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과거처럼 막연한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체성을 가지고 연구해봐야 할 증거물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니 흥미롭다.

 

사실 소국의 왕조라고 생각들 하고 있지만 그 거대한 왕과 귀족들의 무덤을 보더라도, 다 타고 없어졌지만 기록에 나타나는 궁궐의 크기와 서라벌의 인구를 보더라도 신라는 절대 작은 나라가 아니었다. 우리 고대의 수많은 고인돌로 상징되는 거석문화, 거대한 무덤, 그리고 발굴되는 왕관과 도검 등 역사물들이 유럽과 연계되는 정도가 아니고 우리가 유럽 주요 왕조들의 원류가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낳게도 하는 것이다. 근세에 들어 외세에 흔들리고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으며, 우리는 우리의 고대 역사를 제대로 연구히지 못하고 약소국으로서의 어려움 내지 무시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경제산업발전으로 세계 10대 강국이 되었다 해도 우리는 주변 강대국에 치여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들로 인해서, 필자는 경주에 가게 되면 25만 중소도시의 낙후된 도심의 모습과 함께 주춧돌 위주의 일부 남은 유적들로 인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더구나 근현대 역사물들이 즐비한 유럽의 각 나라들을 자주 접하고, 구차해 보이는 동남아시아의 도시일지라도 대단한 규모의 무수한 역사물을 보아온 터라 더욱 그렇게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관광지로서 근대적 면모를 갖춘 보문단지에 가게 되면 무수한 시뮬레이션 끝에 세워졌을 황룡사 9층탑과 인근 경주엑스포공원의 황룡사 윤곽을 내부에 지닌 기념탑을 보며 흐뭇해한다. 또한 불국사, 석굴암, 안압지 등을 보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이제 정부에서도 큰 재정을 투입하여 주춧돌만 남은 거대한 궁궐을 복원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우리 역사를 좀 더 가시적으로 복원하는 것이고 이를 세계에 홍보할 기회도 생기는 것이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은 황리단길이다. 그 이름이야 이미 서울에서 브랜드화된 경리단길에서 따온 것이라고 보지만, 역사관광도시 경주로서는, 이로 인해 지금까지 지방 중소도시의 낡은 모습을 보여주던 도심의 모습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옛기와집들이 카페, 가게 등으로 변모되며 새롭게 단장되고 있고, 이곳저곳에 2층 규모의 화려한 한옥들이 지어져서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 몇 년전 보다 그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건물들도 더욱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스타일의 2층 한옥들은 약간 외곽에 위치한 황남관 한옥호텔에나 가야 볼 수 있었다.

 

필자가 황리단길에 처음 와본 것이 아마 2~3년 된 것 같은데, 그때 한 지인이 그곳의 구 한옥을 구입하고 어렵게 리모델링하여 카페를 열었고 외동아들이 이를 운영한다 하여 포항의 몇 친구들이 두어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때도 황리단길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후배 건축사와 그 가족 및 친구들이 경주 보불로의 풀 이름 지닌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필자도 초대되어 함께 퓨전 한식을 먹은 후, 좀 늦었지만 황리단길을 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월요일 저녁 어둠 깔리기 직전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거대한 왕과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황리단길로 접어 들었다. 국내외 누구든 이 담장길을 걸으며 담장너머 산같은 거대한 무덤들을 보며 경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날따라 사람이 좀 적은 편이라지만 금발 외국인들을 포함하여 꽤 많은 이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2~3년전과는 다르게 지역이 크게 확장되었고, 가게들이 많아졌고,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카페만 아니고, 기념품가게, 십원빵, 쫀드기 등 주전부리 가게 등이 많아졌는데, 의외로 많아 보이는게 점집, 타로점집도 있고, 사주 내지 커플점 보는 집도 있고, 무인으로 쪽지를 받아보는 장치들도 있었다. 물론 장사가 되니 개설되고 있을 것이다. 십원빵이라 해서 콩알만한 빵을 파나 했더나, 의외로 방금 구어진 커다란 빵안에 흰치즈 가득 든 맛있는 10원짜리 모습을 지닌 빵으로 3,000원씩이었다. 10원짜리 동전 앞면에 다보탑이 있지. 이날도 그날이 생일인 일행 예비부부의 청으로 그곳에 온 것인데, 그만큼 황리단길이 사람들에게 경주의 한 대표이미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주도심의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통적이면서도 모던함을 지닌 색다른 장소성이 다른 저명한 역사유적들과 네트워크되어 경주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2023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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