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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09:47

새해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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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으며

 

구 자 문

  한해를 바쁘게 마무리하고 연말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왔다. 포항에 28년째 살고 있고 앞으로도 더 살아갈 곳이지만, 지금 미국에는 장성한 아들 둘이 살고 있고, 35년전 필자가 이곳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 구해놓았던 작은 집이 교외에 있어 방학 중에는 몇 주 이곳에 머무는 것이다. 이곳은 로스앤젤레스 교외도시 글렌데일의 가장자리인 라크리센터라는 곳인데, 좀 한적하기도 하지만 도심과 가까운 편이고 학군이 좋아 요즈음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한국인들의 눈에 미국은 수 십년 지나도 크게 바뀌는게 없어 보이는데, 마을이며 거리가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제대로 지어 놓았고, 집이며 건물들을 50100년 오래 사용하기에 그렇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 한국인들은 지난 50~60년 간 정말 격동기를 살아온 것이다. 나라도 크게 발전했지만 마을이며 거리도 크게 변모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도시가 오히려 미국 대도시 같고, 미국 동네들이 오히려 시골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비교적 겉모습만 변한 것이고 상하수도, 도로망, 쇼핑센터, 도서관, 커뮤니티 체육시설 등 미국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다.

 

  2022년 마지막 며칠을 미국에서 보내고 2023년을 맞는다. 이곳 사람들은 11일 아침이면 인근 파사디나에서 아침부터 열리는 로즈퍼레이드 (Rose Parade)’를 관람하기 위해 미리 티켓을 사고, 새벽부터 길가에 자리잡고 기다린다. 전날부터 와서 아예 밤을 새우는 사람들도 많다. 이 로즈퍼레이드는 130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이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초빙된 기관이며 학교들이 참여하는데, 대형 꽃마차를 준비하고 대형밴드들이 크게 초빙되는데, 대부분 장미인 생화로 장식된 꽃마차의 가격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필자는 아쉽게도, 정직하게는 좀 게을러서 직접 가 본 적은 없지만 정월 초하루 일찍부터 깨어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관람하고 녹화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사태로 2022년 로스퍼레이드는 취소되었으며, 2023년에는 일요일이 겹쳐 12일에 열린다.

 

  미국에는 나라가 넓으므로 뉴욕에서 새해를 먼저 맞고 4시간 후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새해를 맞는다. 많은 이들이 광장에 모여 많은 행사를 즐기다가 올해가 끝나고 새해 되기를 카운트다운하여 5, 4, 3, 2, 1, 0 하는 순간 팡파레가 퍼지며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관람하지만 동네에서는 공중에 대고 쏘아대는 축하 총소리도 들린다. 가끔 이 총알이 잘못하여 집으로 뚫고 들어와 사람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 해서 미국에서 처음 새해를 맞을때는 이를 두려워하기도 했었다.

 

  한국에서 부모님들이 마지막 날은 뜬눈으로 날을 밝히시기도 하셨는데, 우리는 한편에 자면서 왜 저러시나 궁금했던 했던 기억도 난다. 어머니는 한해 마지막 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셨던 것 같다. 지금 한국 나이로 98, 만 나이로 97세이신 어머니는 지금 서울에 살고 계신데, 이제 한국 나이로 99세가 되신다. 내 기억 속의 어머니는 항상 45~50세의 모습이신데 참 많은 세월이 흐르고 있다. 부디 건강히 오래 장수하시기를 멀리서나마 빌 뿐이다. 올해 우리는 요즘 갑자기 다시 치솟는 코로나전염 문제만 아니라면 송구영신 예배차 좀 멀리 떨어진 한인교회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는 한 살을 더 먹는다. 미국에서는 만 나이를 쓰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태어나면 이미 한 살이고 새해를 맞으면 두 살이 되므로 필자와 우리 집 형제들은 대부분 태어난지 한두 달만에 두 살이 되었었다. 이제 2023년부터는 한국정부에서 만 나이만을 이용하자고 한단다. 분명 글로벌시대에 맞추어 바꾸어야 할 것도 있고 그대로 보전해야 할 것들도 많이 있을 것인데, 이것은 좋은 정책인 것 같다. 우리는 미국에서도 당연히 정초에는 떡국을 해 먹는다. 옛날처럼 흰떡을 방앗간에서 직접 해오지는 않지만, 미리 식품점에서 구입해 놓고 있다기 고기국물에 흰떡을 넣고 고명을 얹어 한그릇 씩 먹고 아 한 살 더 먹었다외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원래 떡국에 흰떡만 넣었는데, 중학교때 서울로 가니까 모두들 떡국에 만두도 함께 넣고 있었다. 그때 생각으로는 에이 이게 만둣국이지 떡국인가 했지만, 만두국도 떡국도 모두 맛있는 정월 음식인 것이다.

 

  이미 언급한대로 아침부터 로즈퍼레이드를 구경하고 떡국을 먹은 다음 식구들이 오랜만에 모였으므로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함께 해야 하는데, 잠시 쉬며 텔레비전 보는 것 이외 큰 일이 없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으나, 지금은 다들 커서 오후쯤에는 두 아들들은 동네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어른들은 집에 있다가 백화점세일도 가보고, 점심이나 저녁은 한국식당에 가서 불고기나 갈비를 먹기도 한다. 한국이라면 이집 저집 어른들에게 인사를 다니는데, 미국에서는 별로 그럴 일 없으니, 푹 쉬는 것이 연말연시의 주된 일이라고 보면 된다. 아버님 살아 계실 때에는 물론 필자와 형제들이 어릴 때이지만, ‘정월초하루 습관이 일년을 간다며 집도 치우고 몸과 마음 정리하고 책상에 앉아 일년계획도 세워보고 공부도 하라고 자주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올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공허하게 해피뉴이어를 외치기 보다는 내 자신 스스로 작은 일일지라도 진정 의미있는 행복을 찾고 싶고, 남들에게도 올해 새해에는 크던 작던 행복을 혹은 행복의 의미를 꼭 찾아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Happy New Year!!

 

2023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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